<월스트리트저널>미국 통신업계 지각변동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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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미국의 국내 전화사업과 TV방송을 전면 개방하는 것을 골자로하는 통신종합법안이 지난 2월 발효된 이후 처음으로 지역전화회사인 SBC커뮤니케이션이 퍼시픽 텔레시스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병은 앞으로 미국 통신업계의 재편을 둘러싸고 커다란지각변동이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첫번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 통신업체들 사이에 살아남기 위한 짝짓기가 빈번히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모건 스탠리사의 한 분석가는 『지역간 벽이 허물어짐에 따라 전화회사들은 이제 어쩔 수 없이 서로 제휴할 필요를느끼고 있다』고 말한다.그는 이어 대다수의 미국 전화사업자들은이미 다른 업체와의 제휴 가능성을 검토한 바 있다고 덧붙인다.
제휴바람이 강하게 이는 것은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는데다 편리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합병을 통한 비용절감과 효율성 증대라는 시너지효과도 업체간 제휴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뉴저지.메릴랜드주에서 통신사업을 하고 있는 벨 애틀랜틱과 미국 동북부 뉴잉글랜드의 전화회사인 나이넥스사도 이미 지난수개월동안 합병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으나 가격조건 등이 맞지 않아 현재 난항을 겪고 있다.
US 웨스트사와 벨사우스사는 다른 업체들로부터 매력적인 합병파트너로 부각되고 있다.US 웨스트는 현재 돈벌이가 잘되는 케이블 TV와 프로그램 공급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SBC와 퍼시픽 텔레시스가 합병,2위로 부상해 정상의AT&T와 한판 싸움을 벌여나갈 경우 큰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다른 업체와의 합병을 모색중이다.
벨사우스사와 아메리테크사는 아직까지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그러나 벨사우스는 장거리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아메리테크사는 미국 중서부지역에서 강자를 겨냥하고 있어 앞으로 타기업과의제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투자자들은 최근 통신관련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타자 전화업체간의 매수합병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더욱 공격적인 주식매수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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