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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독립' 실현돼야 복지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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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며칠 전 우리 지역에 있는 장애인 30여명과 함께 군산 벚꽃축제에 다녀온 적이 있다. 비록 짧은 하루였지만 장애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이 살아가기에 너무 열악한 환경이다. 거리를 나서는 문제부터 장애인에게는 모험이요, 두려운 과제다. 관공서를 찾거나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일부 장애인을 제외하고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장애인 시설을 제대로 갖춘 곳이 많지 않아서다. 결국 장애인은 독립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시설에 수용되거나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야만 하는 세상이다. 장애인이 독립적 삶을 살지 못하는 사회를 복지사회라고 할 수는 없다.

사회적 관념도 문제다. 기껏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을 하고는 장애인 시설을 다 갖췄다고 생각하기 예사다. 장애인 시설이 잘 돼 있다는 선진국의 경우 장애인이나 일반인과 같이 살아가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물론 예산 문제가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복지예산을 막무가내로 올리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 지원과 자치단체의 어려운 살림살이에만 기대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지역사회에 헌신하고 봉사하는 기업이 많아야 하고, 우리 스스로 장애 사업을 발굴해 이 같은 사업에 투자할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정병욱 전북 김제시 신풍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