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역시 최강 … ‘예방 주사’ 잘 맞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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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2 동점이던 8회 초, 오승환이 쿠바 6번벨, 7번 데스파이그네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한 뒤 교체되고 있다. [연합뉴스]

결과는 2-6 패배. 스코어상으로 완패였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한국은 5일 잠실에서 열린 쿠바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2-6으로 졌다. 한국은 2-2로 맞서던 8회 초 바뀐 투수 오승환이 무너지며 고개를 숙였다. 쿠바는 8회 선두타자 구리엘이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마제타의 우중간 2루타가 나오며 가볍게 앞서갔다. 오승환은 세파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리는 듯했으나 벨의 좌측 담장을 넘는 2점 홈런에 이어 데스파이그네에게도 연속타자 홈런을 맞으며 순식간에 4점을 내줬다.

한국은 1회 1사·2루에서 정근우의 중전 안타 때 2루 주자 이종욱이 홈까지 파고들다 쿠바 중견수 드베르겔의 정확한 송구에 태그아웃되며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준족을 뽐내는 이종욱은 국내 야수들을 상대하던 마음으로 홈을 파고들다 혼쭐이 났다.

한국은 0-2로 지고 있던 6회 1사 1, 2루에서 이진영의 우전안타로 한 점을 만회했고, 1-2로 지던 7회 1사·2루에서 이종욱의 우전 안타로 동점을 만드는 데 만족해야 했다. 대표팀 좌완 김광현과 류현진이 잇따라 호투하며 쿠바 타선을 요리한 점은 위안거리다.

쿠바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96년 애틀랜타 대회와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미국에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프로구단은 없지만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2위를 차지한 아마야구 강국. 한국은 올림픽 포함, 프로선수가 포함된 대표팀 간의 맞대결에서 역대 전적 7전 7패를 기록했다.

쿠바는 역시 아마야구 최강팀다웠다. 타자들은 파워와 정확성을 겸비했고 일단 진루하기만 하면 공격적이고 발 빠른 주루 플레이로 내야를 흔들었다. 강한 어깨가 밑받침 된 수비진의 정확한 송구도 돋보였다. 투수들은 빠른 세트모션과 견제 능력이 인상적이었고 변칙 투구로 혼란을 주는 여유도 보였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투수 임태훈(두산)을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대신 윤석민(KIA)을 선발했다.

허진우 기자

◇양팀 감독의 말

▶김경문 한국 감독

“쿠바의 명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중요할 때 안타를 만들어내고 정확한 송구로 상대의 기를 누르는 쿠바의 능력은 배워야 할 점이었다. 그러나 본선에서 투수들을 총투입하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윤석민·봉중근 등을 마운드에 올려 1승1패를 거두고 싶다.”

▶안토니오 파첸코 쿠바 감독

“한국에 와서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줘 기쁘다. 한국의 모든 투수가 수준급 이상의 투구를 펼친 것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1등을 하러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한다. 꼭 금메달을 따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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