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화제>주한미군 근무경험 자전적 소설 "호랑이 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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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미국의 중견작가가 한국을 무대로 한 정치 스릴러 『호랑이의 꼬리(Tiger's Tail)』를 미국 굴지의 출판사인 크노프사에서 펴내 화제다.
중국계 소설가 구스 리<사진>는 자전적 소설 『중국 소년(China Boy)』과 『명예와 의무(Honor and Duty)』등으로 이미 미국 문단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인물.세번째 작품인 『호랑이…』 역시 자전적인 요소가 강하다.
리는 지금은 전업작가로 활동하지만 3년전까지 캘리포니아주 변호사협회(CSBA)소속 변호사였다.웨스트포인트를 나와 군법무관이 된 그는 군내 인사부정사건을 주로 수사했다.79년 한국주둔미군부대의 근무기록 날조사건 수사에서도 코넬리위 원회 소속으로탁월한 수사능력을 발휘했다.
이 사건은 당시 한국군에서 근무했던 많은 사람들이 미국시민권을 얻을 목적으로 미군 신병 보충관들에게 최고 1만달러에 이르는 뇌물을 건네고 미군에서 근무한 것처럼 꾸며 미국의회에서까지큰 문제가 됐다.이 사건으로 군복을 벗어야 했던 신병 모집관은수백명.이 때의 경험을 백분 살린 작품이 바로 『호랑이의 꼬리』다.휘몰아치는 바람만이 경비병들의 신경을 갉아대는 1974년1월 한국의 비무장지대.남.북한군이 한순간도 긴장을 놓치지 않고 상대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 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그런 가운데 미군 병사 한명이 실종된다.즉각 「마법사」라는 별명으로 더 잘 통하는 미 육군대령에게 혐의가 모아진다.
이 대령은 오랫동안 비무장지대에 근무하면서 북한과의 긴장을 교묘히 조장,자신의 목적을 얻어내는데 천재적인 소질을 발휘하는인물.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들어가면서 소설은 구성이 복잡해지고 긴장도를 더해간다.북한의 치밀한 남침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굳게 믿는 장교 등의 등장인물이 이야기를 더욱 극적으로 몰고간다.현재 20세기폭스사 등 여러 영화사가 이 소설의 영화화 가능성을 타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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