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거자원봉사로 예산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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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94년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후였던 12월6일 로스앤젤레스(LA) 북쪽 2백여㎞ 떨어진 벤투라 카운티의 카운티정부 청사.카운티정부 고위인사들이 선거자원봉사로 5만달러 이상의 예산을 절약하게 한 주민 대표에게 감사패를 주고 있었 다.리처드 딘 카운티 서기는 치사에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우리 사회를지탱하는 디딤돌』이라며 『앞으로도 이 전통을 키워 나가자』고 말했다. 연방및 주(州)의 상.하원의원과 카운티 정부의 검사.
교육감.경찰국장등을 뽑는 이 선거엔 카운티에서 5백명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나서 투.개표등을 포함한 선거관리를 도맡았다.
미국에선 연방및 지방정부의 크고 작은 선거를 자원봉사자들이 맡아 선거관리예산을 줄여주는 일이 일상화돼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 평소에도 잘 아는 이웃들이며 샌드위치나도넛.커피등을 싸가지고 관공서등에 나와 선거사무부터 투.개표 관리까지 하고 있다.
이들은 투표일을 앞두고 가두 캠페인도 벌이고 유권자들 집에 전화걸어 투표참여를 권유하기도 하며 아기 때문에 투표장에 못나오는 주부를 위해 아기 보는 일까지 한다.
또 각당 후보의 선거운동도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의 몫이다.이들은 홍보물 제작및 발송,호별방문,각종 일정 작성,선거관련 자료정리,행사장 보조등 갖가지 궂은 일을 도맡고 있다.자원봉사자는가족.친지및 지지자등으로 구성되는데 연령층은 초등학생에서부터 은퇴한 노인까지 다양하다.
지난 86년 아이오와주 하원의원 선거에 나섰던 린다 러너는 『가장 정력적인 자원봉사자는 초등교생이었던 페리와 신시아였다』며 『그들은 성장하면 분명 자신들의 책임과 권리를 행사하는 시민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자원봉 사자들의 역할 때문에 미국의 각 지방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지역신문등을 통해 자원봉사자를 찾는다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대부분의 지방정부는 자원봉사자들에게 1~2시간의 교육을 시켜주고 이들에게 선거당일 하루 50달러 내외의 사례도 하고 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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