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부부 친구문병 갔다오다 양평 버스추락사고로 참변당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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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친구 병문안 가셨던 바로 그 병원에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오시다니 이런 황당한 일도 있나요.』 3일 오후9시쯤 경기도양평군양평읍 길병원 원무과 앞에서 시내버스 추락사고로 숨진 부모 고화전(高華栓.92.양평군성덕리).나호남(73)씨의 명단을확인한 순간 아들 고영준(高泳俊.47.상업.서울강동구둔촌동)씨는 넋을 잃고 자리에 그 만 주저앉고 말았다.高씨의 부모는 이날 오전 평소 의형제로 지내던 남면희(80)씨의 병문안차 양평길병원에 들렀다가 집으로 되돌아가던 중 버스추락사고로 참변을 당한 것.
高씨부모는 결국 병문안 왔던 바로 그 병원에 싸늘한 시신이 되어 되돌아오는 기구한 운명을 맞은 것이다.
이들 노부부의 자식들은 이같은 기막힌 비보를 듣고 병원 영안실로 찾아와 영정을 부여잡고 통곡했다.맏아들 高씨는 『올해가 부모님의 결혼 50주년이어서 성대한 잔치를 마련해 드릴 생각이었으나 잔치도 못 보고 돌아가시게 돼 애석하고 원 통한 마음뿐』이라며 오열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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