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설회밀착취재>강서 甲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서울 강서갑에 출마한 민주당 박계동(朴啓東)의원은 전직 대통령 비자금을 국회에서 폭로한뒤 인사를 많이 받았다.그중 가장 많은 것은 『이번 선거는 걱정없겠다』였다.동료의원들의 부러움 담은 「덕담」이었다.5,6공 청산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스타」에게 도전하는 것은 그만큼 무모해보였다.
1일 낮12시,朴후보의 개인연설회가 열린 강서구청뒤.『전두환.노태우를 구속시킨 박계동』이라는 운동원들의 구호소리가 우렁차다.이어 朴후보가 나섰다.『내가 4천억원 비자금을 폭로,두 전직 대통령과 5.18쿠데타의 주범들을 감옥에 몰아 넣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15대 국회에서는 연 3조6천억원에 달하는 도둑맞은 세금을 여러분에게 찾아주는 세금찾기 운동을 벌이겠다』고 기염을 토했다.비자금 폭로의 주역이라는 장점을 이번선거에 십분활용,승부를 내겠다는 전략 이다.
그러나 사정은 호락호락하지 않다.선거전은 빡빡한 3파전이라는게 대부분의 분석이다.朴후보와 유광사(柳光司.신한국당).신기남(辛基南.국민회의)후보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는 것이다.우선 국민회의 辛후보가 여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그는 지역 유권자의 30%에 달하는 호남표를 놓고 벌이는 경쟁에서 朴후보를 위협한다. 이어 화곡7동 시장앞에서 벌어진 辛후보의 개인연설회.
「YS가 기가막혀」란 개사곡이 울려퍼지고 『MBC-TV의 「생방송 신변호사」의 주인공』이라며 辛후보가 인사한다.辛후보는 『국민회의와 민주당을 혼동하는 사람이 많은데,김대중총재가 계신 정통야당은 민주당이 아니고 국민회의입니다』라고 강조한다.이어 『이번 15대 총선은 문민독재와 함께 사이비 야당에 대한 심판』이라며『비자금 폭로는 여당의 사주에 의한 대리폭로에 불과한 짝짜꿍 쇼』라고 朴후보의 「실적」을 사정없이 깎아내린다.
같은날 화곡본동시장.柳후보가코미디언까지 동원,즉석 원맨쇼등을펼쳐 눈길을 끈다.柳후보는 『그동안 외지사람에게 표를 몰아줬기때문에 지역발전이 낙후됐다』고 주장한다.25년동안 산부인과를 경영해온 그는 『당선되면 장애인.노인.가정복지 를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