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일요스페셜' 내달14일 가상현실 현황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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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헬멧을 쓰고 따로 떨어져 선 신랑과 신부.역시 헬멧을 쓴 주례가 『키스하라』고 지시하자 서로 허공을 보고 팔을 벌린뒤 입술을 쫑긋거린다.지난해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초의 가상현실 결혼식.수백명의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인 2세 자동차딜러 휴 조씨 부부는 그래픽으로 세워진 궁전에 걸어들어가 「포옹」함으로써 백년가약을 맺었다.
KBS-1TV『일요스페셜』이 다음달 14일 밤8시 방송할 「가상현실-지금 미래를 간다」편은 이 결혼식을 비롯해 군사.의료및 원자력 연구소,심지어 모델하우스에까지 활용되고 있는 가상현실의 현황을 소개한다.
특히 전쟁터에 가지 않고 조종실에 앉아 미사일을 쏘고 부상병을 치료하는 미군의 첨단 가상현실 전투시스템이 처음으로 공개된다.사막전 경험이 전무하면서도 91년 걸프전에서 정확한 포격으로 이라크군을 초토화시킨 미24사단에 제작자 이원 혁PD가 직접 들어가 취재했다.
또 고소공포증 환자에게 가상의 높은 곳에서 걷는 연습을 시켜치료하는 정신과 의사도 소개된다.지금까지 이런 첨단과학을 다룬다큐멘터리는 『신기하고 놀랍다』는 측면을 강조하고 부작용.폐해는 간과함으로써 해당 과학에 대한 신비화를 부 추긴 경우가 많았다. 이 프로는 가상현실이 만능의 기술이 아니라 단지 「로봇을 실감나게 조종하는 환경」일 뿐이란 것을 일깨우고 있어 시청자가 좀더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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