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팀, 평가전 3연승 올림픽 8강 파란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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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팀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호주 올림픽팀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24분에 터진 신영록(수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박성화팀은 지난달 16일 과테말라(2-1 승)전, 27일 코트디부아르(2-1 승)전에 이어 세 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며 본선에서 4강 진출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수비라인의 움직임이 다소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공격에서는 선수 간 유기적인 플레이로 예리함이 더해졌다. 박성화팀의 최대 수확은 다양한 공격 루트 개발이다. 지난해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보여준 박성화팀의 공격은 단순했다. 좌우 측면의 공중 크로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그러다 보니 상대 수비수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편안하게 방어하면서 3경기 연속으로 무득점의 수모까지 당했다. 하지만 최근 평가전에서는 공중 크로스보다는 위협적인 땅볼 크로스 시도가 많았다. 또한 중앙 돌파 능력도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오른쪽 미드필더 이청용(서울)을 축으로 박주영(서울)과 이근호(대구)가 2대1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를 허무는 장면은 고무적이었다. 이날 호주전에서 전반 20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박주영이 이청용과 절묘한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슈팅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그림 같았다. 선수들이 서로의 눈빛만으로 원하는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번 세 차례 평가전에서 기록한 5골 가운데 이근호(2골), 신영록(1골), 그리고 잠재적 공격요원인 김근환(1골) 등이 4골을 터트린 것도 팀 사기를 올렸다. 박주영을 제외한 공격수들이 모두 골 맛을 보며 올림픽 본선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또 김정우(성남)-기성용(서울)으로 이어지는 중앙 미드필더 라인의 안정감 있는 경기 조율 능력도 돋보였다. 상대의 패스 길목을 선점하는 수비력과 함께 오프사이드 라인을 허무는 창의적인 패싱력은 대표팀 공격력에 무게감을 더했다. 남은 과제는 에이스 박주영의 부활이다. 박주영은 이날 호주전에서도 골과 다름없는 완벽한 찬스를 수차례 놓쳐 아쉬움을 샀다.

포백 수비라인도 아직은 불안했다. 집중력 저하로 실수가 많아 실점 위기를 여러 번 겪었다. 세 차례 평가전에서 내준 2실점도 실수에서 나왔다.

과테말라전 실점은 골키퍼의 판단 미스, 코트디부아르전은 수비수의 어이없는 헤딩 백패스였다. 여기에 좌우 윙백이 공격에 가담하면서 생긴 뒷공간에 대한 커버가 없는 점도 되짚어봐야 할 문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합격점을 줄 만했다. 현재 분위기를 본선까지 이어간다면 박성화 감독이 승리의 제물로 꼽은 카메룬과 온두라스전은 해볼 만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성화팀은 3일 중국 톈진을 거쳐 결전의 장소인 친황다오에 입성, 7일 카메룬과 본선 첫 경기를 치른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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