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네마루 신 前자민당 부총재 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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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일본 자민당의 금권.파벌정치의 거물이었던 가네마루 신(金丸信.81.12선.사진)전 자민당 부총재가 28일 오전 야마나시(山梨)현 자택에서 뇌경색으로 사망했다.
자민당내 최대 파벌인 다케시타(竹下)파 회장이던 가네마루는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정권을 탄생시킨 막후 산파역이었다.
그의 사망으로 일본의 금권(金權)정치는 과연 이제 영영 막을내렸을까.
가네마루는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를 잇는 일본 금권정치의사실상 마지막 대부(代父)였다.
그가 지난 93년 탈세 혐의로 구속된 것이 55년에 걸친 자민당 일당(一黨)지배의 막을 내리는 계기였다.
자민당 지배 체제에서 그는 탁월한 조정 능력으로 돈과 파벌 사이를 누비며 영향력을 발휘했다.
중의원 진출 동기생이자 사돈간인 다케시타를 총리로 옹립한 데이어 가이후.미야자와 정권의 탄생 때도 사실상 「지명권」을 행사했다.「막후 공작의 도사」「킹 메이커」라는 별명과 『나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는 실력자』라는 말도 따라붙었 다.
따라서 그는 일본 구시대 정치의 마지막 거물로 통한다.그러나권력의 흐름을 꿰뚫어 보는 안목과 보수 정객이 꺼려오던 북.일수교교섭 문제에 앞장서 돌파구를 연 과단성 등은 평가받고 있다. 1914년 야마나시현의 양조장집 아들로 태어난 그는 도쿄농대를 졸업한 뒤 58년 중의원 의원에 처음 당선,92년 10월의원직을 내놓을 때까지 12선을 기록했다.
92년 사가와규빈 사건때 5억엔(약35억원)의 불법정치자금 수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이듬해에는 다시 탈세혐의로 기소돼 현재까지 재판에 계류중이다.
도쿄=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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