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총선 유권자 시선끌기 아이디어 百出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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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4.11고지를 향한 후보들이 「얼굴 알리기」에 안간힘이다.개인연설회가 무제한으로 허용되고 있지만 아직 선거바람이 일지 않아 유권자를 모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유권자 시선을 끌고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 각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들이 총 동원되고 있다.
27일 오후1시 서울대치동 은마아파트.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비닐로 창을 만들어 단 무개(無蓋)지프를 탄 후보가 아파트베란다를 향해 유세를 시작한다.그의 주위엔 모여든 구경꾼도,그를 따르는 운동원도 없다.승용차 한대가 조용히 지프 뒤를 따를뿐이다. 『21동 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15대 총선에 이 홍사덕(洪思德)이가 나섰습니다.』베란다 창이 열리고 주부유권자들이 손을 흔든다.일부는 박수도 친다.유세는 2분을 넘기지 않고 무개차는 22동으로 이동한다.강남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사덕후보가 이처럼 유권자들 집앞까지 찾아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오시라』고 애원해 봐야 안오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방법은 신한국당 박찬종(朴燦鍾)수도권선대위원장 조차 『매우 적절하다』고 평가한다.
청주 상당구에 출마한 자민련 구천서(具天書)후보는 광대로 분장한 운동원 2명에게 250㎝가량의 서커스용 「장다리」를 신겨명함과 전단을 돌리게 하고 있다.具후보측 관계자는 『장다리는 성공작』이라며 『앞으로는 얼굴과 몸에 보디 페인 팅을 한 운동원을 개인연설회에 등장시킬 것』이라고 기염이다.
충남 부여에서는 개인연설회에 말까지 동원됐다.신한국당 이진삼(李鎭三)후보가 27일 개인연설회때 자신이 문체부장관시절 부여에 기증했던 말 두마리를 갖고 나온 것.그러나 상대 후보측이 「선거법 위반」이라며 반박하는 바람에 말을 철수시 켜야 했다.
이밖에도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후보들의 아이디어 싸움은치열하기만 하다.청년홍보단이 노상에서 율동과 노래로 손님끌기에나서는 「거리의 악사」,유니폼을 맞춰 입은 남녀 젊은이들이 카페골목.지하철역 등지를 순회하며 홍보물을 돌리 는 「자전거부대」,늘씬한 미녀들을 대동하고 유세에 나서는 후보까지 다양하다.
환경연합지도위원인 민주당 장두환(張斗煥.은평갑)후보는 개인연설회를 하는 동안 헌 신문.깡통등 쓰레기로 「작품」을 만드는 「환경거리예술제」라는 이색 이벤트까지 기획하고 있다.손님끌기에는 전국구후보들도 동원된다.전직총리.장관.고위장성 출신의 지명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다.신한국당은 김덕(金悳)전안기부장.박세환(朴世煥)예비역육군대장을 대구.경북유세에 투입할 예정이다.권영자(權英子)전정무2장관.신영균(申榮均)예총회장등은 전남 나주.
광양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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