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한 공포를 팝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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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공포(호러·Horror)’를 주제로 한 축제가 열린다.

대구호러공연예술제 조직위원회는 29일 대구시 대흥동 대구스타디움 서쪽 야외공연장에서 제5회 대구호러공연예술제를 연다. 조직위는 현장에 천막공연장·야외공연장을 설치하고 각종 공포물을 전시하는 부스도 차렸다. 호러극을 공연하는 극단들도 현장에서 무대를 꾸미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축제는 8월 3일까지 계속된다.


◇왜 ‘호러’인가=대구시가 호러를 축제의 주제로 삼은 것은 더위 때문이다. 가장 더운 도시에서 공포 체험을 통해 무더위를 식힐 수 있다면 다른 지역과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더위’와 ‘공포’의 상반된 느낌을 축제의 개념으로 잡은 것이다. 김태석(49) 호러공연예술제 조직위원장은 “가족이 함께 공포를 체험하며 무더운 여름 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축제”라며 “참가 작품의 수준을 높여 국내의 대표적인 호러축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축제 첫 해인 2004년 6만여 명이던 관람객이 지난해는 34만여 명으로 늘었다. 가족 단위의 관광객과 서울·부산 등 다른 지역의 관광객도 조금씩 늘고 있다. 조직위는 올해 관람객이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결 과제도 있다. 홍보가 부족해 외지 관광객이나 외국인의 참여가 저조하다. 교통이 불편한 대구스타디움을 축제장으로 정해 관람객의 접근이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더위 식혀 줄 ‘호러축제’=축제는 29 오후 7시30분 축제 출연진의 행진과 도깨비 난타로 막을 올린다. 이어 중국 광서성기예단의 솜씨와 일본의 극단 도쿄뮤지컬앙상블의 ‘남매이야기’가 관객을 찾아간다. 부산 극단 맥의 ‘환생신화’, 서울 극단 이합집산의 ‘비상구2’ 등 모두 9개 극단과 공연단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 외에 더위를 싹 가시게 하는 으스스한 행사도 많다.

매일 행사장 옆 산속에서는 ‘심야호러트레킹’이 열린다.

캄캄한 밤길 산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귀신 분장을 한 사람이 튀어나오는 등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일일호러체험’과 ‘지옥유람’은 참가자들이 유령을 집과 지옥 세트장에 들어가 공포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다. 또 괴기물을 전시하는 유령의 집과 공포·추리소설을 볼 수 있는 호러도서 전시행사도 만날 수 있다. 공연 작품과 일정은 www.dhorror.com 참조.  

홍권삼 기자

◇호러극=공포나 잔혹한 내용을 담은 연극. 살인·귀신 등을 소재로 한 것이 많다. 대구호러공연예술제 조직위는 호러의 개념을 넓게 해석해 심리·추리·부조리 연극도 무대에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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