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겨야 팔린다 코믹광고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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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기업들의 마케팅전략이 복잡.심각한 것을 싫어하는 신세대들의 취향을 반영한 「코믹광고」로 바뀌는 추세다.코믹광고는 재치있는문구,코믹한 내용으로 보는 즐거움과 함께 친숙함을 주는 것이 장점. 거의 모든 분야의 제품광고로 확산되고 있 다.
여성의류업체인 「로엠」의 TV광고가 대표적인 예.모델 이소라가 잘 생긴 남자 앞에서 한껏 분위기를 잡다가 부딪치고 넘어지고 떨어지는 코믹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최근에는 음식을 퉁겨온 남자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보복하려다 그 뒤에 앉아있던 할아버지 얼굴에 음식 벼락을 맞게하는 장면을구사했는데, 올해초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소비자 광고인지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3년간 이 광고가 나가면서 매출액도 94년3백50억원에서 올해 7백억원 규모로 2배정도 늘었다.
제일제당의 「컨디션」도 일명 「스카이다이빙 시리즈」부터 코믹광고로 전환해 예상밖의 성공을 거둔 케이스.스카이다이빙 하는 동료들의 컨디션을 부랴부랴 챙겨 뛰어내리다 『아차!내 낙하산』하고 비명을 지르는 장면이 재미를 더해준다.
원래는 숙취해소 음료임을 강조하는 기능성 광고로 시작했으나 숙취를 해소시켜 준다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로부터 제재를 받고 부랴부랴 코믹터치로 내용을 바꿨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작용한 케이스.지난해 9월 이 광고가 나간 후 40억~50억원에 머무르던 월 평균 매출액이 70억~80억원으로 늘어났다. 상아제약의 피로회복제 「젠」광고는 피로에 지친 4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탤런트 이덕화를 모델로 전격 기용하면서 단기간내에 판매고를 끌어올렸다.93년 매출액이 15억5천만원이던 것이 지난해 무려 5배 가까이 신장된 73억4천만원을 기록했다. 사무실내의 풍경을 코믹하게 묘사한 젠의 광고는 숱한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다.실제로 야근을 해야 하는 모회사의 경우 『오늘도 젠이다』고 누군가 말하면 젊은층에선 『지지직(전선처럼 타들어가는 효과)』을 흉내내며 단체로 젠을 마시기도 한다는 것.
이밖에 『피로야 가라』『젠은 음료수가 아닙니다』등도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다.
외국에서 직수입돼 들어온 광고중에는 「리바이스」와 「나이키」광고가 대표적인 예.지점토로 만들어진 남녀인형이 청바지로 인해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코믹드라마처럼 엮고 있다.
NBA농구스타 마이클 조던이 「나이키에어」를 신고 점프,덩크슛을 했다가 너무 높이 뛰어오르는 바람에 다시 내려올 엄두가 안나 황당한 표정을 짓는 이 광고는 특히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지난해말 조던이 컴백한 후 올 1월 조던광고가 나가자일명 조던 운동화라 불리는 「조던 11」이 1개 월만에 2만켤레 이상 팔리는등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정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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