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충돌하면 한반도안보 부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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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부 소속 항모전투단이 대만과 중국 양안의군사충돌을 견제하기 위해 대만해협에 급파됐다.
대만해협에서 작전대기 태세에 들어간 인디펜던스호는 한반도 유사시 우리를 지원키 위해 1착으로 투입토록 돼있는 항모다.지난2월에도 서해안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한 적이 있다.
이렇듯 한반도를 지원할 미 군사력이 대만해협에 집중돼 있고 미국이 대통령선거에 정신이 쏠려있는 판에 남.북한간 무력충돌이라도 벌어진다면 미국이 공약대로 한반도를 지원해줄 수 있을지 우려된다.
특히 문제는 미국이 2개 전장(戰場) 동시 승리전략,이른바 윈-윈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군사력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는것으로 평가되는데 있다.미국은 지난 2월 보스니아에 2만명의 병력을 파병한 상태다.이미 1개 전장에 발을 담 근 상황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대만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또다른 1개 전장에 개입하게 된다.이는 한반도 유사시 대한(對韓)지원에 큰 차질이 빚어짐을 의미한다.
미 태평양 함대에 소속된 항모는 인디펜던스호.니미츠호.링컨호등 모두 3척.이중 1척은 정비 또는 대기한다.2개 항모전투단이 가용하다는 얘기다.이들 항모전투단은 알래스카에서 인도양까지동태평양 일대를 누비면서 기동경계 임무를 수행 하고 있으나 이번 대만.중국 사태로 2개 항모전단이 모두 대만해협에 집결하게돼있다.한반도 유사시 지원화력이 중국해역에 묶여있는 것이다.실제 전쟁으로 치닫지는 않더라도 대치상태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일각에서는 전투상황 이 벌어지지 않는 한 오히려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하기에는 좋은 여건이라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대만에서 한국까지는 항로로 약 6백마일.항모의 순항속도는 시간당 18노트.한반도 유사시 하루 반나절이면 항모전투단이 한국에 도착,우리를 지 원할 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이는 상황이대치상태에서 그치는 것을 상정한 것일 뿐이다.합참 고위관계자는『대만에 미 군사력이 집중돼 있어 작전적 융통성을 보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그러나 대만과 중국간에 무력충돌이 발생한 다면 상황은 정반대로 역전된다』고 진단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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