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매케인 원고 게재 거부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기고를 실었던 뉴욕 타임스(NYT)가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원고는 거부했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인 드러지 리포트가 21일 보도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NYT의 진보적 편향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NYT 오피니언면 편집자인 데이비드 셔플리는 18일 매케인 진영에 보낸 e-메일에서 “오바마 상원의원의 글을 반영한 매케인 상원의원의 원고를 싣는다면 멋진 일이 되겠지만, 현재와 같이 쓰여진 원고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고가 실리려면 매케인 상원의원이 이라크전 승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오바마 기고는 이라크 철군 계획을 밝힌 그의 16일 연설 전에 작성된 것이어서 새로운 정보를 담고 있어 받아들일 수 있었다”며 “매케인 상원의원을 거론할 때 자신의 계획들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는 14일 NYT에 난 ‘나의 이라크 계획’이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부시 행정부와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라크를 주권 정부에 넘겨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군 철수 시간표를 ‘항복’이라고 부르며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셔플리는 민주당 성향으로 1995~97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통령 특보 겸 수석 연설 작성자였다. 익명을 요구한 매케인 관계자는 “NYT는 매케인의 이라크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NYT가 원하는 것은 원고 수정이 아니라 매케인의 이라크 정책 변경”이라고 주장했다.

매케인은 실리지 않은 원고에서 “오바마가 이라크전 승리에 대해 말하지 않은 채 종전만을 언급해 실망했다. 만약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적들이 승리할 것이다. 테러리스트들의 승리는 우리의 재앙이다. 그것은 내가 대통령으로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군 증원과 전략 변경이 이라크 상황을 호전시켰다. 나는 초기부터 증원에 찬성했으나 오바마 상원의원은 ‘2만 명의 추가 병력이 이라크의 종족 분쟁을 해결할 거라 생각지 않는다’며 반대한 바 있다”고 밝혔다.

정재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