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 종목 ⑪ 핸드볼, 평균 연령 35세 … 문제는 체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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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여자 핸드볼 대표팀 오성옥(36·오스트리아 히포방크)은 요즘 매일같이 운다. 대표팀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올림픽에 5회 연속 출전하고, 그새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가 됐지만 참아내기에는 너무도 고된 체력훈련이 매일 이어진다.

태릉선수촌의 핸드볼 훈련장인 오륜관에서는 수요일마다 일명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는 셔틀 런 훈련이 열린다. 선수들은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코트에서 녹음된 휘슬 소리에 맞춰 20m 간격의 양 사이드 라인을 찍고 돌아오는 왕복달리기를 한다. 처음 30회는 7초에 주파하면 되지만 다음 10회는 6.5초, 그 다음 10회는 6초 안에 주파해야 한다. 탈진해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선수도 종종 생긴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불암산을 뛰어오른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도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는 까닭에 골키퍼 오영란은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한 직후 “임영철 감독님의 체력훈련은 무섭기로 소문이 났다. 벌써 그 생각을 하니 오금이 저린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임 감독이 ‘죽음의 훈련’으로 선수들을 혹독하게 몰아붙이는 것은 이번 대회 성적을 좌우할 변수가 체력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그는 “대표팀 평균연령이 35세에 달한다. 역대 올림픽에 출전한 각국 팀을 통틀어 최고령일 것”이라며 “경험 많은 노장들인지라 전술은 걱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체력인데 이를 위해 모든 훈련 프로그램을 체력 강화 위주로 짰다”고 설명했다.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의 조별 예선 상대들은 녹록지 않다. 한국이 속한 B조에는 러시아·독일·헝가리 등 유럽 강호들이 포함됐다.

남자 대표팀의 목표는 8강 진출이다. 남자팀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이후 메달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은 윤경신(35·두산), 백원철(31·일본 다이도스틸) 등 노장 선수와 정수영(23·경남 코로사) 등 신진 세력, 해외파와 국내파가 조화를 잘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겨울 전지훈련에서 강호 러시아를 이기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슬란드·이집트 등 상대적으로 쉬운 팀과 만나게 된 조편성도 기분이 좋다. 선수 간 실력차도 줄어 골고루 기용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김태훈 남자팀 감독은 “아테네 때보다 전력이 좋아졌다. 젊은 선수들이 부쩍 성장했다. 부상만 조심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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