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인질 석방 안한 건 고이즈미 비난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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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본인 3명을 인질로 잡고 있는 이라크 무장단체가 자신들을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발언을 문제삼아 당초 인질 3명을 석방하기로 한 결정을 취소했다고 이라크의 수니파 성직자가 13일 말했다.

수니파를 대표하는 3대 그룹 중 하나인 이슬람학자협회 소속의 셰이크 압델 살람 알쿠바이시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들의 촉구를 받아들여 무장세력들이 일본인 인질들을 석방할 예정이었지만 일본 총리가 그들을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한 뒤 이들이 마음을 바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알쿠바이시는 "그들은 자신들을 침략과 점령으로부터 자신과 나라를 지키는 전사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그처럼 말하는 것은 역효과를 내며 방해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인 납치사건이 발생하자 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3명을 무사히 구출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무장단체의 자위대 철수 요구에 대해서는 "테러리스트의 비열한 협박에 응할 수 없다"며 철수 불가방침을 천명했다.

[바그다드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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