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네사 메이 전자바이올린의 파격연주 '유럽강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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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지난달 29일 모차르트 페스티벌이 열리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트슈필하우스.「파격」으로 이미 정평난 록 바이올리니스트바네사 메이가 이날은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등장,1천6백여 청중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전자 바이올린과 어쿠스틱 바이올린을 번갈아가며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마이클 잭슨의 『블랙 오어 화이트(Black or White)』,영화 『보디가드』의 주제곡 등을 연주했다.
2시간 가량 계속된 이날 공연은 돌출무대와 객석복도를 무대로활동,청중과의 일체감을 유도하는등 진행방식은 팝.록 콘서트나 다름없었다.백밴드와 남성 댄서 2명과 함께 전자악기와 어쿠스틱악기가 어우러진 테크노-어쿠스틱 퓨전을 선보인 이날 공연에선 다양한 편성으로 연주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남미의 봉고,중국의 호적(胡笛)등 민속악기도 눈길을 끌었다.
연주중간에 메이는 『바이올린 하면 클래식만 떠올리는 일반의 생각을 바꿔 놓고 싶다』며 자신이 왜 전자 바이올린을 잡게 됐는지등을 감미로운 목소리로 설명했다.클래식의 본고장에 왔음을 의식한 탓인지 자신이 런던왕립 음악원을 졸업한 「 정통파」바이올리니스트임을 강조했고 어쿠스틱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클래식 레퍼토리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물에 젖어 착 달라붙는 원피스 차림에 흰 전자 바이올린을 든재킷으로 화제가 됐던 앨범 『바이올린 플레이어』의 주인공 메이가 유럽순회 공연 일환으로 모차르트의 고향을 찾은 것이다.
그녀의 새앨범 이름을 딴 「레드 핫 투어」는 지난달 2일 베를린을 시작으로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의 23개 도시에서 연일매진을 기록했다.
그녀는 공연에 앞서 기자와 만나 『어린이.노인 할것없이 모두내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현재 새앨범 『오로라』를 준비중이며 독일순회공연에서 청중들이보여준 뜨거운 관심과 지난해 받은 독일 톱 클래식 음반상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바흐.모차르트.베토벤 등 독일 작곡가들의 작품을 담은 클래식 앨범도 곧 녹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을 방문,쇼케이스를 가졌던 바네사 메이는 오는 13,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또 한차례의 내한무대를 갖는다.
잘츠부르크=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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