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정보화 실태와 문제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서울 A초등학교 5학년생 윤제(允齊.11)는 어린이 컴퓨터 매니어.윈도.이야기등 웬만한 프로그램은 다 다룰 수 있고,PC통신도 수준급이다.최근에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인터네트에도 입문,어린이 사이트를 항해할 정도다.하지만 학교에만 가면 컴퓨터수업이 따분하다.486PC를 갖고 있는 윤제에게 학교에 있는 386PC는 별로 쓸모없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학교 PC에는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없고,모뎀이 설치돼있지 않아 통신도 할 수 없어요.도스(DOS)는 옛날에 배웠는데 아직도 학교에서는 도스만 가르쳐요.친구들도 다 재미없대요.』 초.중.고교의 정보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21세기 세계 정보통신전쟁의 최전방에 설 새싹들이 낡은 컴퓨터로 도스로 대변되는 뒤처진 정보화교육을 받는 시간에 선진국의 청소년들은 인터네트를 배우며 정보고속도로를 누비고 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국내 초.중.고교의 컴퓨터 보급대수는 22만6백98대.89년부터 시작된 초.중.고 컴퓨터교육확대시책의결과로 학교당 한개의 실습실을 설치한다는 기준으로 볼 때 보급률은 92.4%에 달한다.
하지만 이같은 화려한 수치의 뒷면을 들여다보면 학교 정보화수준은 거의 빈사상태다.보급된 PC중 생산이 중단돼 고물 취급받는 AT(286)기종이 16만6천5백9대로 무려 73%에 달하기 때문이다.나머지 27%도 386급에 불과하다.
덕수초등학교의 이수호(李壽浩.46)교사는 『컴퓨터 보급대수도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집에서 펜티엄PC를 사용,「컴퓨터박사」가된 아이들에게 386으로 교육해서 효과를 거둘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전문교사가 부족한 것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지난해 9월말 현재 컴퓨터를 선택과목으로 채택한 전국의 7백91개 중학교가 확보하고 있는 컴퓨터 전공교사는 겨우 26명.나머지는 기술과목을담당하는 교사에게 컴퓨터연수를 시켜 과목을 담당 케 하지만 이마저 자격을 갖춘 교사는 3백58명에 불과하다.
김종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