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코너>사진설명-사고.어휘.문장력 동시에 길러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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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신문사진에 덧붙이는 짧은 글을 흔히 캡션 또는 사진설명이라고한다.NIE활동에서 사진과 캡션을 활용하면 학생들의 사고력.어휘력.문장력을 통합적으로 길러 줄 수 있다.먼저 신문에 실린 사진들을 자세히 관찰토록 한다.우선 캡션이 있는 것과 그렇지않은 것을 구별한 뒤 캡션이 어떤 식으로 붙어 있는지 살펴보개한다.캡션의 길이만 해도 낱말이나 이름처럼 아주 짧은 것에서부터 서너 줄짜리 문장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이때 긴 캡션은 길게 바꾸는 연습을 반복해서 시킨다.
예컨대 3월3일자 중앙일보 5면(사진)을 보자.시 프린스호 기름누출사건 때 뇌물을 받은 국회의원이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우는 사진이 실려 있다.그 밑에는 80자가 넘는 제법긴 캡션이 있는데,이를 점점 짧게 표현하도록 하 는 것이다.즉「눈물은 씻을 수 있지만 실수는 씻을 수 없어…」「회한과 사죄의 눈물」「어느 눈물」「눈물」 등으로 차츰 줄여 보는 것이다.
캡션이 짧거나 아예 없는 경우는 관련기사를 꼼꼼히 읽고 그에 적절한 캡션을 붙여 보게 한다.3월 3일자 중앙일보 39면에서해외특파원이 쓴 기사를 예로 들자.2명의 투수사진에 이름만 적혀 있다.이 경우 「왼손투수 최창호」「왼손 때문에 고민스러운 왼손투수 최창호」 등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처럼 캡션을 길거나 짧게 바꿔 보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기사와 사진을 꼼꼼하게 살펴 보고 자신의 뜻대로 표현하는 습관과 능력을 기르게 된다.이런 일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사진을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고 직접 캡션을 붙여 보는 것도 재미있다.구체적인 예로 앞에서 말한 국회의원이 우는 사진을 보자.그 사진한 편에 공천권자인 소속당총재의 침통한 모습이 보인다.당총재의시각을 부각시키려면 캡션을 어떻게 달아야 할지 생각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애통한 마음으로 바 라보는 총재」「뼈를 깎는 아픔」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이때 사건의 속사정에 따라 「백의종군(白衣從軍)」「읍참마속(泣斬馬謖)」 같은 고사성어들을 쓸 수 있으므로 어휘지도도 겸할수 있다.
이런 활동은 게임처럼 해봐도 좋다.즉 고사성어와 그에 따른 뜻풀이를 학습자료로 만들어 나눠준 다음 신문에서 그에 적절한 사진들을 찾아 표시토록 하는 것이다.처음에는 가장 많이 찾아 낸 학생들을 칭찬해 주다 차츰 어느 표현이 더 적 절한지를 알려줘 의미의 섬세한 차이와 효과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유도한다. 한편 특정한 기사를 제시하고 그에 가장 적절한 사진을 찾은뒤 사진설명을 달아 보는 과제를 내주는 것도 해봄직하다.
지도=허병두<서울숭문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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