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외교 키워드 ‘에너지+미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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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국이 외교에서 에너지 확보와 미국관계 개선을 가장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에너지 외교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홍콩의 문회보(文匯報)는 18일 ‘2008년 중국외교 백서’를 인용해 중국이 올해 처음으로 세계의 에너지난 문제를 기술하고 에너지 확보 외교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외교적 성과와 방향을 기술한 ‘2008년 외교백서’는 이르면 다음 주 중 공개될 예정이다.

백서는 첫 페이지에서 최근 몇 년간 세계의 에너지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계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기술하면서 에너지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중국은 현재 세계 2위의 에너지 소비국이며 동시에 생산국이어서 에너지 문제가 국가 생존을 좌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이렇게 에너지 문제를 강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수교국과의 외교 성과에서는 여섯 쪽에 걸쳐 지난해 대미외교 성과와 중요성을 기술했다. 지난해 대미 외교에 대해서는 “무역과 테러 대책·군사·사법 등의 영역에서 어느 때보다 많은 성과가 있었고 안정적인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또 “중·미 관계는 곧바로 세계 안정에 직결된다”고 전제한 뒤 “앞으로 미국과 모든 분야에서 협력과 대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 인권 거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의 접촉, 중국의 종교 자유 문제 거론 등은 양국 관계의 걸림돌이라고 규정했다.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선 “2006년 양국의 화해를 기초로 지난해 큰 진전이 있었으며 앞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와의 관계는 이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돼 어느 때보다 좋아지고 있으며, 유럽연합과의 관계는 총체적으론 양호하지만 부문별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제 정세와 관련해선 강대국들이 다양한 국내외 외교전략을 구사하며 주도권 쟁탈이 심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미국의 외교는 이전보다 훨씬 실용적이면서 다변화 노선을 구사했고, 러시아는 국력 회복으로 자신감이 커지면서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이익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영국·독일·프랑스 지도자들은 모두 강력한 개혁을 통해 대외 영향력 강화를 추구했으며, 특히 대미관계 개선이 가장 두드러졌다고 백서는 평가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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