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투기 受注-미국 항공사들 사활건 혈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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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미 전투기 회사간에 「대 전투」가 벌어질 전망이다.미 역사상최대 규모의 전투기 수주전의 막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지등에 따르면 이번의 차세대 전투기 수주 규모는총 3천대에 금액으로는 7천5백억달러(5백85조원)에 이른다.
미국 공군.해군과 영국 해군등이 2008년께부터 실전배치를 목표로 발주하는 것들이다.
JAST(Joint Advanced Strike Technology)로 불리는 이 차세대 전투기들은 제조자측에 몇가지 까다로운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
레이더의 추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을 갖고 있어야하며 항공모함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해야하는등 「복합기능」을 갖춰야한다.
이번 대규모 발주에 임하는 항공기 생산업체들의 자세는 한마디로 사활을 건 모습.7천5백억달러라는 엄청난 물량에 납품기간만10년이 넘는다.수주를 받게되면 10년 장사 물량을 확보하는 셈이지만 패배할 경우엔 완전히 빈손이 되기 때문 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가 『이번 수주는 복권과 비슷하다』고 비유한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현재 수주전에 도전장을 낸 회사는 맥도널 더글러스.록히드 마틴.보잉사등 3군데.이들이 오는 5월말까지 가격.성능.인도시기등 생산계획이 종합적으로 담긴 각사의 「계획서」를 내면 국방부가 이를 심의,10월중에 1차심사를 거쳐 2개사로 압축시키고 2000년에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10월에 있을 1차 결정은 클린턴 대통령의 득표전에도 부담을줄 수 있다.
예를들어 맥도널 더글러스사가 탈락할 경우 생산공장이 있는 캘리포니아와 미주리주의 유권자들이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또 록히드 마틴사는 텍사스와 캘리포니아가,보잉사는 워싱턴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결국 어느 한쪽은 포기할 수 밖에 없는입장이다.
경쟁 3사들은 우선 1차 관문 통과를 목표로 자사 기종의 성능개선및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어 2차전에 들어가면 각사 모두 수천만달러 이상을 투입하면서 대대적인 수주확보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록히드 마틴사의 노먼 어거스틴 회장이 『(입찰대상은)전투기가 아니라 바로 회사의 목숨』이라고 표현할 만큼 각사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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