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억 횡령 女경리 '여왕 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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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부인이 3년간 빼돌린 회사 돈 22억여원으로 고급주택에서 살며 외제차까지 몰고다닌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3일 회사 공금을 몰래 빼낸 혐의(횡령)로 李모(33.여)씨를 구속하고 부인에게 회사 돈을 빼내도록 시킨 혐의로 남편 유모(34)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李씨는 고급 화장품 등을 취급하는 모 유통업체 경리과장으로 일하면서 지난해 1월 공금 2억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이체하는 등 2001년부터 지난달까지 48차례에 걸쳐 모두 22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다.

李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상가를 지어 분양한 뒤 빼돌린 돈을 돌려주겠다'며 계속 회사 돈을 빼내도록 시켰다"고 진술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서울 반포동의 시가 18억원짜리 90평형 아파트에 살며 각각 아우디.에쿠스 승용차를 몰고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유씨는 또 시가 43억원짜리 스포츠 센터를 인수하는 계약금으로 1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부부는 온몸을 명품으로 치장하고 다녀 연예인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 단지 주민들 사이에서 '재벌'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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