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1만명 이라크 증파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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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병사들이 13일 바그다드 시내 셰러턴 호텔에서 이라크 강경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의 보좌관 하젬 알아라지(검은 터번 쓴 사람)를 체포해 밖으로 끌고나가고 있다. 알아라지는 미군의 신문을 받은 뒤 수시간 만에 석방됐다. [바그다드 AP=연합]

이라크 사태가 극심한 혼전 국면에 빠졌다. 한쪽에선 긴장과 충돌이 계속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휴전 연장 및 협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에 대한 공격은 13일 재개됐고 이탈리아인 4명이 추가로 납치됐다. 이에 맞서 미군도 과격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보좌관을 체포해 신문하는 등 강경자세로 돌아섰다. 다만 휴전이 연장되고 연합군과 시아파 및 수니파 저항세력간 협상은 지속되고 있다.

◇고조되는 긴장=13일 팔루자에서 미군 아파치 헬기가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고 추락했다. 나자프로 향하던 미군의 대규모 차량행렬이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미군 1명이 사망했고, 북부 키르쿠크에서는 순찰 중이던 미군이 공격을 받아 4명이 부상했다. 나자프에서는 폴란드군이 주축이 된 다국적군이 박격포 공격을 받았으며 남부 쿠파로 접근하던 스페인군 탱크가 알사드르 추종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았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미군도 반격에 나섰다. 13일 오후 탱크를 앞세운 미군은 팔루자 시내에 진격해 '니잘' 지역에서 저항세력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속보로 전했다.

미군은 또 이날 바그다드의 셰라턴 호텔에서 알사드르의 측근인 하젬 알아라지를 체포했다. 그러나 알아라지는 수시간 만에 풀려나 사태가 확대되지는 않았다. 존 아비자이드 미 중부군 사령관은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알사드르를 체포하거나 사살하는 것"이라며 "2개 전투여단 1만명 규모의 미군 병력을 이라크에 증파해줄 것을 국방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무차별 납치=이라크 무장세력의 외국인 납치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예언자 녹색여단'이라는 한 무장단체는 13일 이탈리아 사설보안요원 4명을 납치한 뒤 이탈리아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여권을 들고 무장한 괴한들에 의해 억류돼 있는 이탈리아인 4명의 녹화테이프를 방영했다. 미 군정은 13일 현재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해 피랍된 외국인은 12개국 40여명이라고 발표했다. 11일 미국인 9명이 납치된 데 이어 12일 체코 방송기자 2명, 이탈리아 기업체 직원 4명도 납치됐다.

◇철수 및 휴전 연장=현재 시아파들은 나자프.카르발라.쿠파 등 3개 도시에서 민병대를 철수시켰다. 팔루자의 수니파와 미군의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이슬람당의 포우다 라위는 "미군은 팔루자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시켰다"고 말했으나 미군 대변인 마크 키미트는 이를 부인했다. 미군과 팔루자시 수니파 저항세력 간의 휴전은 13일 저녁(현지시간)까지 연장됐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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