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로 역량 갖추면 위기가 곧 기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허창수(사진) GS그룹 회장은 16일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은 우리에겐 곧 기회”라며 ‘차별화’를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허 회장은 이날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그룹 계열사 간부 150여 명이 참석한 ‘2분기 임원 모임’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은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마디로 구매력의 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것뿐이므로 실력 있고 준비된 기업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진 기업들은 차세대 에너지 등 유망 분야를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차별화된 역량으로 이를 선점할지 고민 중이다. 키워드는 역시 차별화”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무엇을 차별화할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자원 투입의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4월에 열린 1분기 임원 모임에서도 허 회장은 “성장의 기회를 효과적으로 포착하고 일단 전략적 선택을 했으면 모든 자원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허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추진 중인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이다. GS는 2005년 출범 직후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준비해 왔다. 정유·석유화학 플랜트 부문에서 쌓아온 경험과 대우조선해양의 해양 관련 기술을 활용해 육상과 해양을 아우르는 플랜트 그룹으로 성장한다는 큰 그림이다.

하지만 포스코·두산·한화·STX 등도 최근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지를 밝혀 쉽지만은 않다. 이들 역시 GS와 마찬가지로 해양플랜트와 에너지 분야의 시너지를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허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승리를 위해 ‘차별화’를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