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 와이셔츠 벗고 티셔츠 입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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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노타이에 티셔츠. 은행원들이 달라졌다.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절약이 확산하면서 나타난 풍속도다. 깔끔한 정장 차림을 고집하던 금융권의 불문율마저 고유가가 바꾼 것이다.

지난해 여름엔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티셔츠 근무복을 채택했지만 올해는 국민·우리·기업은행이 가세했다. 이들 은행은 직원들에게 티셔츠 두 벌씩을 나눠주고 8월 말까지 이를 입고 근무하도록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거부감을 갖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자연스레 받아들인다”며 “와이셔츠 다림질에서 해방된 남자 직원의 부인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티셔츠 근무복을 주문하려 했지만 8월 말에나 납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이를 포기했다. 대신 반팔 차림으로 근무하기로 했다. 직원 수가 적은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주부터 티셔츠 근무를 하고 있다.

노타이 근무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해까지 대리급 이하만 하던 노타이 차림을 전 임직원으로 확대했다. 임원들에게 노타이를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해상과 신한생명은 3개 층은 걸어다니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금호생명의 경우 출퇴근 전 30분 동안 냉방기를 끄고, 실내온도가 29도에 달하면 냉방을 시작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런 방법으로 지난해보다 전기 사용량의 10%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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