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자민련 "보수원조는 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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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4.11선거를 앞두고 보수의 바람이 세게 불고 있다.신한국당과 자민련은 보수원조(元祖)를 놓고 줄다리기하고 있다.전통적으로 진보.개혁.교체를 주무기로 삼던 국민회의는 보수중산층에 환한 미소를 보내고 있다.
무소속에는 보수논객 노재봉(盧在鳳)전총리가 보수중산층이 두터운 서울 강남갑에서 정치적 심판을 받으려하고 있다.보수의 표현도 『정통보수』『신보수』『개혁적 보수』『중도보수』『정체적 보수』『위장보수』등 가지각색이다.보수론의 일대 난전( 亂戰)이다.
신한국당은 시장경제를 신봉하며 경제성장을 이룬 근대화세력과 의회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주화세력이 손을 합쳐(3당합당)보수원류를 형성했다고 주장한다.자민련과 근대화세력을 공통분모로 가지고 있으나 민주계를 중심으로한 민주화 세력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진정한 보수는 이런 본질위에서 끊임없이 개혁해야 하는데 자민련은 고인 물과 같아 『보수가 아닌 수구』라고공격한다(金哲선대위대변인).자민련의 27일 보수선언에 대해서도신한국당 논평은 『프랑스 혁명후 왕당파 잔당들의 언 동』이라고깔아뭉갰다.
이회창 선대위의장은 『시민적 자본주의를 지키는 자유민주주의가보수의 기조다.신한국당은 이런 바탕위에서 개혁과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개혁적 보수주의」다.
김윤환(金潤煥)대표는 보수론을 TK(대구.경북)주체론과 엮고있다.그는 『근대화를 이룩한 보수 주류세력은 우리 TK고 TK가 새로운 정치주체가 돼야 한다』고 TK궐기를 자극하고 있다.
자민련은 산업화.근대화개념에다 민주화대신 반공세력을 얹고 있다.자민련은 신한국당과 차별화를 위해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에다「역사와 전통」「질서와 안정」을 정통보수의 4대 조건으로 강조한다.김종필(金鍾泌)총재는 金대통령의 역사바로세 우기에 대해서도 역사.질서를 파괴했다며 『현대사를 부정일변도로만 보는 수정주의 사관(史觀)을 버리라』고 공격하고 있다.그는 4당구도를 『1보3혁』으로 몰아가고 있다.
국민회의는 공개적으로 보수주의를 외치고 있지는 않다.김대중(金大中)총재는 지난해 창당초기에 국민회의의 이념을 『중도보수』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다.『중도라는 의미가 진보와 보수의 중간이어서 의미가 엉킨다』는 지적이 있자 그후론 보수 라는 단어를쓰지않고 있다.
하지만 金총재는 보수중산층 공략을 위해 보수화 활동을 농도짙게 강화하고 있다.그는 증권거래소를 방문해 『안정이 없이는 정치.경제.안보.세계무역기구(WTO) 대응도 다 어렵다』며 부쩍안정과 경제제일주의를 역설하고 있다.
노재봉 전총리는 『보수의 정통은 역사를 인정하는 것인데 신한국당은 여야가 합의하고 헌법제정권력(국민)을 통해 확정한 헌법으로 이룬 과거정권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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