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올 승부구는 체인지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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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투수왕국을 재건하라.」 미국 플로리다 브래든턴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프로야구 현대유니콘스의 과제는 지난날의 투수왕국을 재현하는 일이다.
투.타의 조화도 시급하지만 지난해 무너져버린 마운드를 복원하는 일이 더 급하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김재박감독은 투수들에게 첫 과제로 「체인지업 익히기」를 명령했다.
체인지업은 통상 직구와 같은 투구폼과 힘으로 던지지만 스피드가 직구에 비해 시속 10~20㎞ 정도 느린 구질을 말한다.
따라서 타자들은 직구로 알고 스윙했다 타이밍을 빼앗기기 일쑤다. 김감독은 『이제 국내프로야구에서도 체인지업 없이는 투수들이 견디기 어렵다』며 지난해 태평양의 예를 들었다.
현대의 전신인 태평양은 8개구단 가운데 빠른공을 지닌 투수들이 가장 많았는데도 이를 살릴 보조무기가 없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더욱이 체인지업은 빠른 공을 가진 투수들에게는 더욱 효과적이어서 현대투수들의 체인지업 개발은 필수 적이라는 것이다. 현대는 선발 요원으로 정해진 정민태.안병원.위재영.김홍집.최상덕이 모두 시속 1백45㎞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자랑한다. 하기룡투수코치는 『열심히 배웠다가도 정작 시즌들어서는 겁먹고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았지만 올해는 투수들이 필요성을 깨닫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현대는 슬라이더를 예리하고 빠르게 다듬기 위해 모든 투수가 이번 전지훈련중 손목놀림을 교정하기로 했다.
김감독은 『투수진만 뜻대로 움직여주면 지금의 공격력으로도 4위는 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브래든턴=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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