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 국가시험문제 누출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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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달 12일 실시된 치과의사 국가시험의 한 과목을 50%이상 적중시킨 예상문제가 수험생들 사이에 나돌았다는 주장과 함께시험문제 사전누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출제교수들과 국립보건원은 문제 유출이 있을 수 없다고맞서 진상규명이 요청된다.
◇예상문제=올해 시험에서 탈락한 韓모(42).金모(37)씨 등 필리핀 유학 출신 8명은 22일 『구강보건학(20점만점)의경우 「황금의 달걀을 낳는 거위」라는 제목으로 된 예상문제지의19문항 가운데 11문항이 실제 문제와 지문. 그림이 거의 일치하는 상태로 유출됐다』고 주장했다.또 「극비(topsecret)」라는 제목의 예상문제지에선 계속가공의치(보철학분야)과목 13문제중 3문제가 출제됐다는 것이다.
◇문제지 작성=각 대학 학생들이 문제은행(총 3백40문항의 20배수)출제에 참가한 교수나 수련의들을 통해 일부분씩 정보를입수한뒤 이를 취합,작성한다고 韓씨등은 말했다.유학출신들은 외부유출이 금지돼 있는 기출제 문제은행중 치주학 23문제가 새어나왔음을 보여주는 문건을 시험장에서 주워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달 8일 오후 D치대 학생대표들이 각 대학별로 극비문제를 빼내 종합하자고 촉구한 팩시밀리도 공개했다.여기에는 『출제교수.수련의를 통해 정보를 얻어 9일 오후5시 1200호실에 모일때 모두 가지고 와(교환해) 모두 붙자』 는 내용과 함께 『책임지고 꼭 2~3문제 알아오기.기본 2문제(벌금있음)』라는 추신도 붙어있다.
〈사진 참조〉 ◇돈거래=유학출신들은 『이같은 문제지거래에서 의도적으로 소외당하는 외국유학출신들은 국내 치대생들에게 수백만~수천만원씩 돈공세를 펴는 경우가 적지않다』고 밝혔다.
A씨의 경우 다른 유학출신 3명과 함께 모은 7백50만원을 지난해 9월부터 네차례에 걸쳐 B치대 졸업예정자 C씨에게 건네주고 학교특강문제외에 극비문제일부를 롯데호텔에서 비밀리에 넘겨받았다는 것이다.
◇관계자=조병륜(趙炳倫)국립보건원장은 문제지공개를 거부하면서『유학출신들의 말대로 예상문제가 거의 그대로 출제된 것은 맞을지 모르나 그 정도의 적중은 관행』이라고 밝혔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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