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1,300里 화폭에-한강만 10년째 그린 김학수화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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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남한강 천리 물길이 한 화가의 집념으로 화폭속에 되살아나고 있다. 10여년째 한강을 그리고 있는 화제의 주인공은 역사풍속화가 혜촌(惠村)김학수(金學洙.78.서울 논현동)화백.
『중국은 양자강 전도(全圖)를 그린 화가만도 수십명이 되는 데 비해 우리는 한강 전체를 담은 그림이 하나도 없어 늘 아쉽게 생각해 왔지요.』 金화백은 『역사적 작업을 한다는 각오로 한강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金화백의 『한강전도(漢江全圖)』는완성될 경우 길이만도 4백50여에 달하는 대작.발원지인 강원도평창군 오대산 계곡에서 시작해 현재 경기도여주에 이르렀고 이미15 길이 두루말이로 20개 분량을 그렸다.
金화백의 한강도는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라 물길 따라 모여 있는 마을과 주민들의 삶까지 담은 역사풍속도라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화폭 속에는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는 초가집과 뱃사공,옥양목치마저고리를 입은 아낙네가 있는가 하면 얼어붙은 겨울강,초목 푸른 여름 등이 계절별로 골고루 묘사돼 개발로 사라진 한강의 옛 모습이 그대로 살아나고 있다.
이 작업으로 한강변 천리길중 金화백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한 군데도 없을 정도.산위에서 스케치하다 간첩으로 오인받아 경찰서에 끌려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서울 광진구의 요청으로 그린 3백호짜리 광나루그림은 2월말께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안에 걸릴 예정이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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