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대화 많을수록 성적 '쑥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9면

부모와 학교 공부.진학 등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눈 학생일수록 성적이 좋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녀가 공부 잘하기를 원하는 부모보다 올바른 품성 갖기를 원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학생이 성적도 좋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02년 실시된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에 응시한 학생 가운데 3172명을 대상으로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12일 이같이 발표했다.

설문조사 대상은 ▶초등 6년생 1192명▶중학 3년생 977명▶고교 1년생 1003명 등이다. 이에 따르면 부모와 거의 매일 같이 대화를 나누는 학생이 학업 성취도가 높은 것은 학년이나 과목과 상관없었다. 부모와 전혀 대화하지 않는 학생의 성취도와 비교할 때 차이도 컸다. 초등학생의 경우 부모와 학교 공부를 주제로 대화를 '거의 매일 한다'는 학생은 '전혀 하지 않는다'는 학생보다 영어과목에서는 26.4점(100점 만점)이나 높았다.

대화를 매일 하는 학생은 ▶수학 21.8점▶국어 17.7점▶사회 16.6점▶과학 15.5점이 높았다. 사회문제나 일상생활을 주제로 부모와 대화를 많이 하는 학생의 성취도는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11.9점(과학)~18.7점(영어)씩 높았다. 중학생과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또 '올바른 성품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자녀는 국어성적에서 평균 69.8점을 기록해 '공부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62.3점)'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게 중요하다(61.8점)' '운동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51.3점)'를 압도했다.

공부를 잘하기를 바라는 부모보다 올바른 성품을 갖기를 원하는 부모가 자녀 성적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 밖에 가정에서 보유하는 책이 0~10권인 초등학교생의 국어 평균점수는 54.9점인데 비해 200권 이상인 학생은 71.8점으로 장서 보유량과 학업성취도도 정비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숙제를 '혼자 한다'는 학생이 가장 평균점수가 높았고, '하지 않는다'는 학생이 제일 낮았다.

강홍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