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중 김정일 동거女 성혜림씨 一家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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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정일(金正日)의 동거녀 성혜림(成蕙琳.58)씨와 언니 혜랑(蕙琅.60)씨는 서울계동에서 태어나 월북할 때까지 줄곧 서울에서 생활했다.
이들 자매는 서울사대부국을 졸업했으며 성혜림씨는 풍문여중,혜랑씨는 진명고녀를 거쳐 이화고녀를 다니던중 9.28 수복때 아버지 성유경(成有慶.82년 사망)씨를 따라 월북했다.
아버지 成씨는 만석꾼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으로 유학,고쿠시칸(國史館)중학을 졸업하고 신간회 활동 등으로 잦은 옥중생활을 했다. 성유경씨는 해방후 남로당 중앙위원과 재정부장을 맡으며 북한정권 창출에 큰 공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김원주(金源珠.94년 사망)씨는 일본고등잠사(蠶紗)전문학교를 졸업,48년 김일성.김구등이 참가한 남북협상에서 여성동맹 대표로 참가했다가 북한에 머물며 6.25가 터질 때까지 강동정치학원 강사를 지냈다.
성혜림씨는 월북뒤 북한에서 『분계선 마을에서』등의 영화에 출연,유명 배우가 돼 김정일과 동거하면서도 영화에 출연했다.혜랑씨는 김일성대 물리수학부에 진학해 평성과학원 물리수학부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이태순(68년 사망)과 결혼했다.문 학에 관심이많았던 혜랑씨는 북한작가동맹 회원으로 활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成씨의 오빠 일기(日耆.62)씨는 사대부국을 졸업,보성중 3학년때 아버지의 권유로 모스크바 유학을 결심하고 49년 2월 단신월북했다.그러나 유학이 좌절된 일기씨는 오진우가 교장으로 있던 함북 회령의 제3군관학교에 입교했다.
이후 강원도사창리에 주둔하던 연선빨치산에 소속돼 50년 6월25일 새벽 강원도해안으로 상륙했다.이어 일기씨는 경상도 일원에서 빨치산 활동을 하다 54년 1월 경남창녕군 본가에서 체포돼 두달만에 전향,단국대영문과를 다니다 중퇴하고 성균관대사학과를 졸업했다.일기씨에 따르면 성혜림씨는 어린 시절 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이었으며 학교성적은 썩 우수한 편이 아니었다.혜랑씨는 통솔력이 뛰어나고 학업과 문학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일기씨는 『남앞에 나서면 수줍어하던 혜림이가 영화배우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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