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논조>어떻게 중국을 다룰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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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국과 대만간의 전쟁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고려할 가치조차 없다.양국이 전쟁을 벌인다는 것은 마치 지난 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50년 중국의 한국전 개입,그리고 82년 포클랜드에서 아르헨티나군을 몰아낸 영국의 결정만큼이 나 생각하기어려운 일이다.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빌 클린턴 행정부는 현재 있을법하지 않는 일을 생각해야 한다.중국의 호전적 정책은 단지 으름장일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독립국가로서 지위를 공고히하려는 대만 정부를 위협하는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릇된 판단과 오만은 눈깜짝할 새에 합리적 예상을 뒤엎어버릴 수 있다.최근 10년동안의 베이징(北京)과 워싱턴처럼서로를 오해해온 경우는 거의 없다.중국이 대만에 협박을 가하고,미국에는 무역과 인권,그리고 기술이전등을 더 양보하라고 으르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의 중국정책은 성공하지 못했다.그러나 대(對)중국 정책에 투입됐던 투자가 워낙 막대해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 중국내의 합리적 개혁가들을 득세하게 해 중국으로 하여금 온건한 행보를 걷도록 하는데 뜻을 두었던 클린턴 행정부의 「포괄적 개입정책」은 실패했다.중국 전문가 올빌 셸이 표현했듯 중국은 대서방관계에 있어 종국적으로 『문제해결보다는 이 기려 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은 미국이 양국 관계에서 경제적 이해를 인권이나 홍콩의미래,그리고 지역 안보보다 우선시한다고 믿고 있다.이는 진실이아닐 수 있다.그러나 중국측이 그렇게 믿고,또 이용하고 있는 현실이 문제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제 중국에 대한 각종 배려를 중지해야 한다.중국이 미국 경제의 미래와 관련해 갖는 중요성을 과장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중국과의 무역관계를 공고히하는 것이 중국 민주화를 앞당기는 지름길이라는 등의 엉터리이야기를 중 단케 만들어야 한다.현재 필요한 것은 포괄적 개입이 아니라 선택적 불개입이다.일부 의원들은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 문제를 재검토하자고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이는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의 관심은 경제적 문제에 국한돼 있다는 인식을 ■화 시킬 뿐이다.클린턴은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명확히 천명해야 한다.동시에 미국과대만의 관계가 베이징의 볼모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중국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것을 미국이 막을 수는 없다.그러나 미국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의지와 미국의 정치적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 현재의 불명확한 상황을 분명히 할 수 있다.이것이 바로 상상할 수 없는 전쟁이 현실화되는 것을 막는 최선의 길이다.
[정리=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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