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매력적인 직업교육'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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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교육개혁위원회가 직업기술교육 개혁안을 내놓았다.방대한 개혁안을 요약하면 「특성화 고교(高校)」를 집중 지원해 비진학 청소년의 직업교육 기회를 보장하고,이와 연계해 「신대학제」를 도입해 산업현장의 직업교육을 활성화한다는 내용이다.직 업교육을 중핵(中核)으로 한 세계화.정보화 시대의 신교육체계라는 점에서 잘 짜인 개혁안이다.
그러나 모든 개혁안이 그렇듯 이상과 방향은 백번 올바른데 이의 현실화 작업은 왜 실패만 하는가.이미 10여년전부터 실업고를 양성해 인문대 실업 비율을 50대 50으로 하자고 했다.당시로선 획기적인 정책이었다.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실업고나 여상(女商)이라면 강제수용소라는 인식밖에 없다.이러니 성차별에따른 부당한 고교 진학이 문제가 됐다.인문고에 취업반을 설치했지만 반짝 호응으로 끝나버렸다.개선.개혁의지는 좋았지만 모두 현실 추진력이 모자란 결과다.
따라서 개혁안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현실의 문제를 현실의 강한추진력으로 푼다는 현실적 대응이 중요하다.지금 우리 사회엔 30여만명의 청소년들이 갈 곳이 없어 떠돌고 있다.떠도는 이들 비진학 청소년을 어떻게 특성화고.실업고로 유인해 적성에 따라 기능을 배우고 취업을 하면서 아무런 푸대접을 받지 않게 하느냐가 가장 시급한 현실 문제다.
이를 위해선 실업고.특성화고에 진학하면 장래가 열릴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한다.좋은 교육환경에 취업이 보장되고사회나 기업이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면 자진해 실업고로 몰릴 것이다.1단계 개혁 실천작업은 여기에 주력해야 한 다.교개위도 이 점에 착안해 정보고.디자인고.자동차고 등 특성화 고교를 우선 지원해 매력있는 학교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다.매력있는 학교를 먼저 시범으로 보여 장래를 약속한다면 실업고 지원생은 줄을 설 것이다.
지금 전문대는 때아닌 호황이다.학력보다 능력.취업을 중시하고 있다.이 변화의 추세에 맞춘 집중 투자가 직업교육을 정착시키는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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