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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각료 세 분이 떠나게 돼 착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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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장관 3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한 다음날인 8일.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새 정부와 함께했던 각료 세 분이 떠나게 돼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한 뒤 한 당부다. 이 대통령은 “총리실은 2기(내각)부터 각 부처의 업무 조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각 부처도 국정 운영을 위해 원활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강조도 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도 거들었다. 그는 “이번 개각에 대한 언론의 평가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며 “새로운 국무회의가 될 수 있도록 오늘이 마지막 봉사라는 정신으로 국정 수행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시선은 국정 수행이란 개각 이후를 향해 있었다. 하지만 여론과 정치권은 그렇지 않았다. 야당에선 이날 “다시 개각하라”는 얘기가 나왔다. 여당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보통 연말연시에 개각하지 않느냐. 어차피 할 개각이라면 연말연시에 가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 (개각)할 가능성을 좀 남겨 놓은 개각이 아닌가. 그렇게 짐작한다”(허태열 최고위원)는 논평까지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 중에도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중 비판을 받는 대목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런 모습을 보였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8일 밤 일본 홋카이도 지사와 삿포로 시장이 주최한 리셉션에 참석해 어린이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타보 음베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이 대통령, 다나카 노부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삿포로=김경빈 기자]

①“장고 끝 악수(惡手)”=한 총리 등 내각이 총사퇴한 게 지난달 10일이다. 야당에선 일관되게 대폭 개각을 요구했다. 여당 일부도 동조했었다. 개각이 지연되면서 여권의 전망치는 낮아졌지만 그래도 중폭 정도는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세 명 교체로 끝나자 정치권의 분위기는 나빠졌다. 여권에선 “장고 끝에 악수라더니 또 개각 타이밍도 놓쳤고, 내용도 좋지 않다”(수도권 중진 의원)는 비판이 나온다. 야권에선 비판의 수위가 더 높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개각이 소폭으로 끝난 것은 정권 자신을 위해 통탄할 일”이라며 “이번 개각은 감동 아닌 감질 개편이란 표현이 적절하다. 정권이 신뢰를 회복할 좋은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고 말했다.

②“사람 안 자른다”=이 대통령은 한 번 쓴 사람은 계속 쓰는 경향이 있다. 실수를 통해 배운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촛불집회가 타오르기 시작하던 5월 초 이 대통령이 “최고경영자(CEO)를 하면서 느낀 것인데 사람이 시련을 겪으면 더 강해지는 게 있다”고 말한 일도 있다. 청와대의 전면 쇄신은 그런 의미에서 예외적인 경우다. 하지만 “너무 안 바꾼다”는 불만도 높다. 야당에선 특히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유임시킨 대신 최중경 1차관을 경질한 것을 두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강 장관의 유임은 이 대통령이 경제 포기를 선언한 것”이라며 “기업과 시장에서도 강 장관의 경질을 요구하는데 이 대통령만 모르쇠”라고 말했다.

③“아는 사람 쓴다”=각계에서 이 대통령에게 “인재 기용의 폭을 넓히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호흡을 중시하다 보니 일 인연을 따져 결국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등 불필요한 인사 논란을 불러일으키곤 했다는 시각에서다.

이번 인사에서도 이 대통령과의 인연이 두드러진 인물들이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병만 전 한국외대 총장은 이 대통령의 외곽 자문기구인 바른정책연구원 이사장 출신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인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과 청와대에 근래 입성한 맹형규 정무수석, 박형준 홍보기획관도 경선·대선 전후로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글=고정애·정강현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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