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겁나서” … BMW(Bus, Metro, Walk) 이용자가 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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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 한국도로공사 지정체대책팀장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밤잠을 설쳤다. 7월 1일로 예정된 경부고속도로 평일 버스전용차로제 때문이었다. 초기에는 막히는 곳이 많아 불만이 쏟아질 걸로 예상했다. 그는 요즘 마음이 편하다. 폐쇄회로TV(CCTV)로 고속도로 소통 상황을 볼 때면 “차가 많이 줄었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김 팀장은 “평일 교통량이 많이 줄어든 게 확 느껴진다”며 “버스전용차로제에 대한 반발이 예상보다 적은 것도 교통량이 줄어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7월 첫주의 전국 교통량은 평균 7.5%, 수도권은 8.7% 줄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은 요사이 출퇴근 시간대면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오전 7시 30분~9시엔 역장을 포함한 거의 전 직원이 승강장으로 나온다. 몰려드는 승객을 맞기 위해서다. 조동환 역장은 “출퇴근 시간대면 보통 150명 정원인 전동차 한 칸에 370명이 넘게 탄다”고 말했다. 조 역장은 “여름철이 되면 전철 승객이 줄어드는데 올해에는 5월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며 “고유가 탓에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차량 통행량이 크게 줄었다. 자가용 이용을 포기한 시민들은 지하철과 버스로 몰리고 있다. 이런 현상은 4월 이후 두드러지고 있다.

8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의 6월 하루 평균 통행량은 319만8000대로 4월(341만7000대)보다 22만 대 가까이 줄었다. 4월 하루 평균 76억여원이던 통행료 수입은 6월 5억원 넘게 줄었다. 수도권의 차량 감소가 더욱 두드러졌다. 경부고속도로 양재~판교(상행선 기준)의 4월 하루 평균 통행량이 7만9000대였다. 6월에는 7만 대로, 7월 첫주(1~4일)에는 5만9000대로 감소했다.

서울 시내도 다소 한산해졌다. 서울시는 올해 시내 주요 도로의 교통량이 3%가량 준 것으로 분석했다. 도시고속도로 이용 차량도 2% 감소했다.

◇지하철·버스 많이 탄다=서울 지하철 1~4호선의 4월 한 달 승객은 1억2200여만 명이었다. 6월에는 700만 명이 늘어난 1억2900여만 명이었다. 2개월 새 5.7%나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1000만 명이나 많다.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수도권 광역철도의 6월 한 달 이용객도 7570여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0만 명 이상 많아졌다. 버스 승객도 지난해보다 1.6% 이상 늘어났다. 서울시 버스정책과 김종민 주임은 “통합환승할인(지난해 7월)으로 서울 버스에서 경기도 버스로 이동한 승객 숫자와 촛불집회 여파 등을 감안하면 버스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10만 명 이상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주거 지역과 버스정류장·지하철역을 연결하는 마을버스 이용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5월 3244만 명에서 올 5월에는 3265만 명으로 20만 명 이상 증가했다. 목동 아파트 단지 안을 운행하는 마을버스인 목동운수의 백엽 계장은 “예전 출근 시간대에는 단지에서 빠져나오는 승용차들이 뒤엉켜 진·출입로가 붐볐으나 요새는 한산하다”고 전했다.

강갑생·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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