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아파트 "일반 분양자는 '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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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전주시내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 분양 가격이 너무 높아 미분양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이 제대로 안될 경우 공사비 부담이 조합원에게 떠넘겨지는 상황도 우려되고 있다.

삼천동에 674가구를 짓고 있는 '세창 짜임'아파트는 43평형을 일반인들에게 2억1715만원에 분양 중이다. 이는 조합원 분양가보다 4500만원 이상 비싸다. 평당 분양가는 조합원 400만원, 일반 505만원으로 차액이 100만원을 넘는다.

이 아파트의 38평형과 25평형도 일반 분양 분은 조합원 분보다 평당 각각 118만원과 112만원이나 비싸다.

또 효자동 '한신 휴 플러스'는 43평형의 일반 분양가가 2억2590만원으로, 조합원의 1억5640만원보다 7000만원 가까이 비싸다.

중노송동 인봉지구 '우성 해오름'아파트는 대지 가격을 조합원 분은 평당 64만원으로 계산한 반면 일반 분양 분은 두 배인 130만원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재건축 시공사들이 공사 수주 경쟁을 하면서 조합원들을 우대하는 대신 일반 분양 분에 지나친 이윤을 붙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 분양은 높은 가격 때문에 아파트마다 분양율이 20~30%에 그치고 있다. 또 분양 실적이 저조하자 조합원들이 그 여파가 미치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올 초 철거를 시작한 인후동 주공 1단지는 최근 조합원들에게 동.호수를 배정하면서 당초 금액에 500~1000여만원씩을 더 부담시키기로 했다.

한 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서울 등 다른 지역의 재건축 상황을 고려할 때 전주에서는 일반 분양가를 조합원보다 평당 50만~60만원 높고 분양률이 60~70% 이르는 게 정상적"이라며 "평당 100만원 이상 높인 탓에 무더기 미분양 사태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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