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31경기 연속 안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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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와의 경기 6회 초 좌월홈런을 때려 31경기 연속안타 타이기록을 세운 삼성의 박종호(왼쪽에서 둘째)가 홈인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대전=연합]

박종호(삼성)는 국내 프로야구 연속경기 안타 타이기록(31게임)을 세웠고, 박경완(SK)은 개막 후 8게임에서 7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11일 한화와의 대전 원정경기. 앞선 세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박종호가 6회초 네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마음이 급했다. 기습번트를 시도했으나 파울이 됐다.

지난해 8월 29일부터 이어온 연속경기 안타 기록을 이어가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볼 세개가 연속으로 들어왔다. 한화 투수 박정진의 제구가 갑자기 흔들렸다. 8구째 날아든 공은 한가운데 높은 직구였다. 먹잇감을 찾던 맹수처럼 박종호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고, 타구는 순식간에 왼쪽 담장을 넘었다. 125m짜리 솔로홈런이었다.

그라운드를 도는 31세 박종호의 등번호 '31'이 선명했다. 박종호는 31게임째 안타를 기록, 1999년 박정태(롯데)가 세운 연속경기 안타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박종호는 "이제 기록은 갖고 있는 거 아닌가. 한개만 더 치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박종호는 13일 대구 LG전에서 신기록에 도전한다.

개막전 후 4게임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던 박경완은 홈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주말 2연전에서 3개의 홈런을 뿜어냈다. 10일 1회 3점 홈런과 6회 솔로 홈런, 11일에는 1회 2점 홈런이었다. 개막 후 8게임에서 7개 홈런은 지난해 이승엽(롯데 머린스)이 아시아 신기록인 56개의 홈런을 날릴 때보다 엄청나게 빠른 추세다. 당시 이승엽의 7호는 22게임째인 5월 4일에 터졌다. 박경완은 2위 그룹인 박한이와 오리어리(이상 삼성.4개)를 멀리 따돌렸고, 타율도 0.448로 상쾌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잠실 경기에서 LG는 9회 말 박용택의 짜릿한 끝내기 홈런으로 롯데를 5-4로 이겼다. LG는 전날에도 연장 10회말 이병규의 끝내기 밀어내기로 7-6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이틀 연속 끝내기로 롯데를 뿌리쳤다.

롯데는 2-4로 뒤진 9회 초 박연수의 2점 홈런으로 4-4 동점을 만드는 끈끈함을 보였으나 계속된 2사 만루의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이날 잠실 구장에는 2만2382명의 관중이 입장, '달라진 롯데'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태일 기자, 대전=김종문 기자, 인천=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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