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holic] 빈곤 아동 무료교육 위해 세계를 걷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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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해서 걷습니다.”

서울 여의도 주한인도네시아 대사관에서 최근 만난 헤르만 위나스(39·사진). 그는 5월 말 부산에서 출발해 한 달여를 걸어 서울에 도착했다. 그 기간에 약700㎞의 거리를 주파했으니 하루 평균 20㎞ 넘게 걸은 셈이다.

위나스는 2004년 설립된 MB-Gen(Menlankan Bagi Generasi)협회의 회장이다. MB-Gen은 ‘청소년 세대를 위한 발걸음(Taking Step for Generation)’ 이라는 뜻으로, 어린이 교육기회 확대를 위한 기금마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위나스는 기금마련을 위해 지난해 본격적으로 세계 걷기 대장정에 나섰다.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국내를 1000㎞나 걸었다. 걸으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인도네시아 어린이들이 처한 환경을 알려준 뒤 모금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걷기를 모금 방식으로 선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걷기는 나의 취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걷기는 아주 일상적이고 사소한 행위지만, 거기서부터 특별한 것이 탄생한다는 믿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직접 걸어다니면서 마련한 기금은 인도네시아 유니세프에 전달됩니다. 인도네시아 어린이들이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생활기술교육센터를 세울 겁니다.”

올해 특별히 한국을 찾은 이유 가운데는 ‘인도네시아 방문의 해’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는 길을 걷다 만난 현지 주민으로부터 그곳을 지났다는 확인을 받았다. 확인서를 보니 주민 이름과 주소, 만난 위치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위나스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걷는 동안 만난 한국인들의 따뜻한 응원에 감사를 표했다.

“국도를 따라 걸어오면서 많은 한국인을 만났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응원 메시지를 플래카드에 담았습니다. 편의점 점원, 손님, 경찰, 찜질방 주인 등 부산에서 서울까지 오면서 제가 만난 모든 한국인들이 제 친구가 됐습니다.”

한국의 국토를 걸으면서 겪은 가장 고마운 일로 김해와 밀양에서 처음 만난 사람의 집에서 이틀씩 묵었던 일을 꼽았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인도네시아인에 비해 낯선 외국인 여행객을 대하는 태도가 개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6일 인도네시아로 돌아갔다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8월부터 다시 걷기를 시작한다. 이번에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미국 LA까지다. 내년에는 일본·브라질·유럽 등을 두 발로 누비게 된다. 4만㎞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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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치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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