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크 미국서 환대.냉대 엇갈린 대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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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프랑스대통령으로서는 국빈자격으로 12년만에 미국 나들이에 나선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맞는 워싱턴의 반응은 사뭇 대조적이었다. 사흘 예정으로 방미한 시라크대통령은 첫날인 1일 아침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따뜻한 환영사를 받은 것과는 달리 오후 의회합동회의 연설행사에는 민주당 하원의원 1백97명 가운데 30여명만이 참석하는 싸늘한 대접을 감수해야 했다.
의원들의 불참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7일까지 여섯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강행한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시위였다.
시라크대통령은 워싱턴에 도착한 1일 오전9시부터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의 프랑스 국가훈장 수여식을 시작으로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작년 8월 보스니아에서 프랑스군 소속 장갑차로 이동중 지뢰폭발에 의해 사망한 미국외교관 3명에게 훈장을 추서하는 감격적인장면이었다.
프랑스가 보스니아에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평화유지활동에 미국과 나란히 참여해 지도적 역할을 행사한 사실을 극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한 상징적 행사였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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