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값 올린 주범’ 미래 불투명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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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호 22면

브라질·인도 등에서 바이오연료 차는 1970년대부터 대중화됐다. 브라질은 1차 오일쇼크 때인 73년부터 사탕수수를 이용해 바이오연료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연간 150억t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고 있으며, 2000년대 들어 수송용 차량에서 에탄올을 쓰는 비율이 20~25%까지 높아지기도 했다. 최근엔 미국도 바이오연료에 주목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12년까지 경유의 3%를 대체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바이오연료 차도 주목받는데

미국은 수송용 연료에서 대체연료의 사용 비중을 현 3%에서 2017년 15%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문제점도 적지 않다. 먼저 바이오연료가 화석연료를 근본적으로 대체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이다. 현재 바이오연료는 기존 화석연료에 바이오디젤이나 바이오에탄올을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 가솔린에 바이오에탄올을 혼합할 경우 일정량 이상의 수분이 들어가면 가솔린과 에탄올의 분리 현상이 생겨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에탄올 비율이 50%가 넘어가면 자동차 부품이 부식될 수도 있다.

여기에다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한 원료작물 재배 증가가 기아 문제를 일으킨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를테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의 연료를 채우기 위해 한 사람이 1년간 먹을 옥수수를 소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엔 식량안보 정상회의에서 바이오연료 사용 문제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스웨덴은 이런 비판을 의식해 정책적으로 밀, 보리 같은 작물로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다 최근엔 곡물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시선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바이오연료 차는 이런 한계 때문에 미래형 자동차의 주역이 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한창이다. 농림 부산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 이른바 ‘제2세대 바이오 연료’다. 서진호 서울대 교수(식품생명과학)는 “기존의 바이오연료에 볏짚·밀집·옥수수대·폐목재 등 농·임업 부산물을 3분의 1가량 섞어서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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