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맞수는 나” … 정대철·추미애 “1차 투표 후 단일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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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4일 통합민주당 대표 후보들은 저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에 맞설 ‘대항마’를 자처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정세균 후보 측은 “박 대표가 관리형 대표이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과 직접 상대하려면 리더십이 강한 정세균 후보가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5선 의원을 지낸 박 대표의 정치력을 뛰어넘어 강한 야당을 주도할 수 있는 유일한 맞수라는 주장이다.

추미애 후보 측은 “여당이 (친이계인) 박 대표를 선택했기 때문에 청와대의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이 심화될 것”이라며 “선명 야당을 이끌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이 당내에 확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리형 대표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커질 것”이라며 정세균 후보를 깎아내렸다.

정대철 후보는 박 대표의 서울대 법대 후배로 2003년 나란히 당 대표를 지낸 경험이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정대철 후보 측은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갖가지 난제를 풀어 갈 파트너로서 적임자”라며 “화합형 스타일과 오랜 경륜도 두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움직임 속에서도 대세론을 강조해 온 정세균 후보가 여전히 우세하다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이날 추미애·정대철 후보가 ‘1차 투표 후 현장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판세가 들썩일 가능성이 생겼다.

추미애·정대철 후보 측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결선 투표에서의 역전을 노리고 있다. 단일화 효과로 비(非)정세균 대의원의 표까지 흡수할 경우 결선 투표 승리가 가능하다는 게 추미애·정대철 후보 측의 분석이다.

그러나 정세균 후보 측은 “단일화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결선 투표로 갈 경우에도 추미애 후보나 정대철 후보 지지층 상당수를 흡수하기 때문에 정세균 후보의 승리는 불변”이라는 주장이다.

정세균 후보 측 윤호중 전 의원은 “현장 단일화는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날 것”이라며 “당직·당 대표 경선에서 2, 3위 후보의 연대로 1위 후보를 뒤집었던 선례가 단 한 차례도 없다”고 강조했다.

◇‘통합’ 명칭 뗀 민주당=통합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명을 민주당으로 개정하기로 결정했다. 차영 대변인은 “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국민이 많은 혼란을 느끼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민주 세력을 대변해 온 민주당으로 당명을 되돌리면 인지도를 높이고 국민에게 당 정체성을 확고히 심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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