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의 작별인사-팬들의 사랑안고 떠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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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1.이별을 고하며 「서태지와 아이들」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겸허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드리려 합니다.저희는96년1월31일을 기해 지난 4년간의 가요계 생활을 마감하고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2.사랑하는 팬 여러분께 저희 가슴을 가득 채우고 있는 팬 여러분께 가장 먼저 사랑과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음악작업을 핑계로 훌쩍 떠났다 돌아오는 저희를 「서태지와 아이들」팬만이 줄 수 있는 사랑으로 변함없이 따뜻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영원히 잊을 수 없고 영원히 갚을 수 없는 그런 여러분들의 사랑을 뒤로하고 저희는 떠납니다.
3.은퇴의 변 저희의 은퇴는 결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며 4집음반의 기획단계에서 결정된 것입니다.새로운 음반을 만들어내는창작의 작업은 살이 내리고 뼈를 깎는듯한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데뷔때부터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팬들의 사랑이 가장 넘치는순간에 은퇴해 영원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다는 약속을 해왔고 팬들은 이를 지지해주셨습니다.지금이 바로 그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저희가 떠나는 것은 우리 스스로와의 약 속을 지키기위함이며 또한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기도 합니다.
4.서태지와 아이들,그 깊은 우정에 대해 저희는 그룹의 멤버라는 사이를 넘어 가족보다 더 깊은 동지애로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신뢰하고 있습니다.따라서 「서태지와 아이들」은 「해체」가아닌 「은퇴」인 것입니다.저희 3명은 지금 서로에게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5.지지하고 격려해주신 방송언론계 선생님들께 사회 안의 대중연예인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연예인도 창조하는 하나의 주체임을 인정받고 인식시키고자 저희가 믿는 「자유와도전의 정신」을 억누르는 모든 것들과 싸웠고 주어진 환경아래서최대의 것을 이루었다고 자부합 니다.격려해주신 선생님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6.「서태지와 아이들」을 질책해주신 어르신들께 걱정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죄합니다.
저희들은 몸과 마음의 쉼터가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보다 자유롭고 넓은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하지만 어르신들이 걱정하신 많은 부분이 저희 「방식」의 미숙함에서 비롯됐음을 인정합니다.
7.음악을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보다 새롭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고 음악인의 권리찾기에 싸워온 저희의 음악정신을 이해하고 발전시켜 주시길 소망합니다.
8.마지막 인사 음악은 영원한 것이며 저희의 음악 또한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부모님의 사랑은 하늘보다 높다지만 팬여러분의사랑은 그 이상의 조건없는 사랑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앞으로 삶속에서 시련과 고통이 닥칠지라도 「꿈결같았던 」4년간의 사랑이 우리를 지킬 것입니다.그러니 여러분도 결코 슬퍼하지 마세요.「서태지와 아이들」팬답게 늘 당당하고 자신을 사랑하며 언제나 꿋꿋함을 잃지마시기 바랍니다.저희는 여러분의 마음 한자리에 영원히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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