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 행진 멈췄지만 … 차붐은‘칭찬 릴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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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실패를 모르고 날아오르던 수원 삼성이 2일 홈에서 라이벌 FC 서울에 첫 패배를 당했다. 올 시즌 18경기 무패(15승3무)를 달릴 때만 해도 ‘불패에 대한 믿음’에 가려졌던 문제들이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 제주전에서 수비수 곽희주가 무릎 인대를 다치더니 2일 서울전에서는 신영록이 오른 무릎 관절 타박상으로 일주일간 안정하라는 진단을 받았다. 마토·송종국·양상민 등 수비수에다 박현범과 하태균이 아직 부상에서 돌아오지 못한 터라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젊은 선수들의 첫 패배 후유증이다. 차범근 감독은 사기가 떨어진 젊은 선수들이 급격히 집중력을 잃을까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 성남 일화도 정규리그 15경기 무패(11승4무)를 달리다 수원에 덜미를 잡힌 후 급격히 무너지며 1무3패를 당했던 전례가 있다. 선발 11명조차 꾸리기 힘들어 김대의·남궁웅 등 공격수들을 수비수로 돌려 막는 심각한 상황인 데다 ‘수원만은 잡겠다’는 다른 팀들의 견제는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5일 상승세인 인천과 만나고, 13일에는 김호 감독이 버티는 대전 원정, 20일에는 리그 1위를 탈환하려는 성남이 기다리고 있다. 산 넘어 산이다.

삼재(三災)에 휩싸인 잔인한 7월, 차 감독은 어떤 비책을 꺼내 들까. 그는 “올 것이 왔다”며 담담하게 위기를 받아들였다. 서울전 패배 후 라커룸에서도 선수들에게 “잘했다. 잘한 거야”라며 어깨를 다독여주는 것으로 말을 마쳤다. 팀내 최고참 이운재는 “경기 후 감독님은 말을 아끼셨다. 내가 후배들에게 ‘고작 한 경기 진 것뿐이다. 고개 숙이지 말자’고 독려했다”고 말했다.

칭찬과 격려로 서동현과 신영록의 킬러 본능을 되살렸던 차 감독은 “오히려 짐을 내려놓았으니 편안하게 뛰자”며 최창용·이현진·조용태 등 젊은 선수들을 감싸고 있다. 3일 오전 가볍게 회복훈련을 실시한 차 감독은 ‘진정한 강팀은 연패를 하지 않는다’는 말을 되뇌며 주말 경기 구상에 들어갔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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