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마지막 불꽃' 위력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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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신흥 명문의 수성(守城)인가, 전통 명가(名家)의 자존심 회복인가.

지난 시즌 챔피언 TG 삼보가 KCC와 10일 오후 3시 원주에서 2003~2004시즌 프로농구 챔피언을 가리는 마지막 7차전 경기를 벌인다.

양팀 감독들은 6차전 뒤 인터뷰에서 후회없는 7차전을 보여주겠다고 장담했다. KCC 신선우 감독은 "정면 돌파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초반 식스맨들을 활용, TG 삼보를 흔들었던 변칙 작전이 아니라 처음부터 정예 멤버로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뜻이다. TG 삼보 전창진 감독도 "정신력이나 체력은 더 이상 논할 것이 없다. 마지막 경기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TG 삼보는 앤트완 홀의 활약 여부에 운명이 걸려 있다. 홀은 1차전에서 9득점, 2차전에서 8득점에 그쳐 홈팀 연패의 원흉이 됐다.

하지만 TG 삼보가 원정 연승을 거뒀던 3, 4차전에서는 3점슛 등 외곽슛과 통쾌한 덩크슛으로 분전, 팀 승리의 주인공으로 변신했다. 6차전에서도 전반엔 부진하다 후반 16득점으로 살아나면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홀의 기량과 심리를 살펴 승리를 이끌어내야 하는 전감독의 고민이 크다.

KCC는 6차전에서 의욕만 앞서 15득점에 그쳤던 정규시즌 득점왕 찰스 민렌드의 부활이 주목거리다. 신선우 감독은 "문제가 되는 부분을 자세히 설명했다. 마지막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아는 만큼 다시 무리한 플레이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0년 농구선수 경력을 마감하는 '농구 대통령' 허재(TG 삼보)의 마지막 플레이도 관심사다. 우승을 위해 개인 플레이를 죽이고 조연을 자처할 것인가, 아니면 '내 손으로 마지막 우승을 일궈내겠다'며 뛸 것인가.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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