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윈저호텔 소니 대신에 삼성TV 택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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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가 전자제품 본고장인 일본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에서 7~9일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개최 장소인 윈저호텔이 삼성 TV를 구매한 것이다. 윈저호텔은 일본 기업들과 경쟁입찰을 시킨 뒤 삼성을 선택했다.

윈저호텔은 지난달 중순 전체 400여 개 객실 가운데 300개 방에 삼성의 액정TV 보르도(32인치)를 설치했다. 소니·마쓰시타·샤프와 같은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고 전체 객실의 약 80%에 삼성 TV를 넣은 것이다. 일본 기업들은 나머지 20%에 만족해야 했다.

권철현 주일대사는 이날 도쿄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이명박 대통령이 쓸 호텔 방을 살펴보러 갔더니 삼성전자 제품이 있었다”고 말했다. 윈저호텔이 일본의 자존심인 소니 대신 삼성 제품을 선택한 것은 디자인과 성능·가격 등을 두루 감안한 결과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의 최신 모델인 보르도 브랜드가 호텔 인테리어와 어울리고, 주요국 정상들이 투숙하는 방이므로 글로벌 브랜드가 들어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삼성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10월 완제품 형태의 가전제품은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마케팅에 주력하는 대신 시장 확대가 쉽지 않은 일본에선 완제품을 팔지 않기로 한 것이다. 윈저호텔은 스위트룸 1박에 1300만원을 받는 최고급 호텔이다. 
도쿄= 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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