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일일극 "며느리 삼국지"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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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매서운 겨울바람이 뺨을 사정없이 때리는 25일 오후 경복궁.
연못이 꽁꽁 언 경회루에는 영하9도의 추위속에 한복.기모노.
치파오(중국 전통의상)를 차려입은 세명의 여배우가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2월5일부터 『내사랑 유미』후속으로 방송될 KBS-2TV 새 일일극『며느리 삼국지』에서 각각 한국. 중국.일본인며느리로 출연하는 임예진(한국).자오즈민(중국).이지은(일본). 이 드라마는 3대가 함께 사는 해장국집 큰며느리가 중국.
일본여성을 아랫동서로 맞이한다는 설정때문에 방송전부터 『일단 재미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특히 한중수교가 이뤄지기전 국경을 넘은 핑퐁사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자오 즈민이 직접 출연,자신의 웨딩스토리를 재연키로해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는 지난 89년12월 안재형과 결혼이래 간간이 토크쇼.오락물에 얼굴을 비쳐왔지만 탤런트 변신은 이번이 처음.아직도 한국어가 서툴다.대화가 1분을 넘기면 이내 벙어리가 된다.그러나 그 점이 배역의 리얼리티를 오히려 높여준다.
연변에서 풋사랑을 나눈 한국인 상사원을 쫓아 단신입국한 순진무구한 중국처녀 「자오칭」이 극중의 그다.
『연기는 꿈에도 꾼 적이 없는데 남편이 자꾸만 등을 떠밀어 출연하게 됐다』는 그는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며 끝나면 이전처럼 전업주부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들(6)키우기와 김치찌개 만들기로 대표되는 지난 7년간을 되살려 며느리 연기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본며느리역을 맡은 이지은은 아직 며느리「경험」은 없는미혼 탤런트.어딘지 일본여성을 연상시키는 외모와 3년간의 일본유학 경험이 캐스팅의 이유가 됐지만 정작 본인은 『물건너 남자를 찾는 당찬 성격은 한일 신세대가 공통』이라며 극중 분신「하나코」에 애정을 표시했다.한집에 세나라 여인이 모여 산다는 구도가 작위적으로 비칠 위험이 높지만 며느리들의 애환은 나라에 관계없이 동일한 만큼 제작진은 이 부분을 집중묘사해 주부시청자들의 공감을 산다는 전략이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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