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열리는 윈저호텔, 최고급 스위트룸 1박에 13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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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정상회의 장소인 더 윈저호텔 도야(洞爺)는 장기 불황에서 벗어난 일본 경제를 상징하고 있다.

거품이 절정에 달했던 1993년 홋카이도 다쿠쇼쿠(拓殖) 은행 산하 에이펙스라는 회사가 해발 625m의 포로모이산 정상에 700억 엔을 들여 회원제 호텔을 세웠다. 그러나 거품경제가 붕괴되고 다쿠쇼쿠 은행이 파산하면서 98년 호텔도 문을 닫았다. 그러다 세콤그룹이 60억 엔에 사들여 2002년 6월 최고급 호텔로 재개장했다.

얼마 전 G8 정상회의 취재를 위해 방문했던 윈저호텔의 시설은 최상급이었다. 높이 50m에 지상 11층, 지하 1층 규모였고 로비는 3층 높이의 통유리로 꾸며져 있었다. 이곳에서 도야 호수와 요테이(羊諦)산·우치우라만·우수(有珠)산 등 전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내려다볼 수 있었다. 객실의 3분의 1 이상이 스위트룸이었다. 500㎡ 넓이에 서재와 거실, 히노키 목욕탕을 갖춘 그랜드프레지덴셜 스위트는 1박에 136만 엔(약 1344만원)이나 했다. 가장 싼 객실 요금도 1박에 3만5000엔(약 34만원)이었다. 99년 미슐랭가이드의 별 3개를 받은 프랑스 식당인 ‘미셸 브라스 도야 자폰’의 분점이 최상층에 있었다. 홋카이도의 해산물과 육류 등 식자재를 이용한 음식들을 제공하는데, 가장 싼 저녁 코스요리 가격이 2만 엔(약 20만원) 이상이다.

G8 정상회의 때는 조리사 50명이 24시간 체제로 400~500명의 식사를 담당한다. 정상들의 실무 오찬과 만찬 이외에도 사흘간 수행원들의 세 끼 식사를 제공하게 된다. 메뉴는 보안상 비공개지만 2000년 오키나와 G8 정상회의 당시 현지 식자재와 음식들이 주로 제공됐던 것으로 미뤄 이번에도 홋카이도 전통음식을 응용한 요리를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G8 정상회의 식사를 책임질 나카무라 가쓰히로(中村勝宏) 총주방장이 5월 총리관저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에게 오찬 메뉴를 한 차례 선보인 뒤 OK 사인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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