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조각가 합작 성모자상이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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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조각가들이 가톨릭의 대표적 성상 중 하나인 성모자상(聖母子像)을 함께 만들어 마산시의 한 성당에 세웠다.

경남대 임형준(49·미술교육과) 교수가 북한 조각가들과 함께 만든 좌대(80㎝)와 좌상(160㎝)을 포함한 240㎝ 높이의 성모자상(사진)이 지난달 28일 새로 지은 천주교 마산교구 월영성당 봉헌식 때 본당 사제관 앞에 세워졌다.

남측 작가는 임 교수와 최남백 조각가, 박낙서 경남대 강사, 박명희 대학원생 등 4명이 참가했으며 북측은 평양미대 출신 만수대창작사 소속 조각가 7~8명이다. 양측 조각가들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개성공단 인근 봉동에 있는 화강석 개발 남북합작회사인 아리랑태림석재합영회사의 조각파트장에서 10여 차례 만나 작업을 했다.

아리랑태림석재합영회사의 자문역을 맡고 있는 임 교수가 2년 전 개성방문 시 북측 조각가들을 만난 뒤 조각에 대한 토론을 벌이는 과정에서 공동 제작에 합의했다. 완성된 성모자상은 지난달 초 육로로 개성에서 도라산역을 거쳐 마산으로 옮겨졌다. 임 교수는 “ 북측 조각가들은 정과 망치 등으로 전통적인 수작업을 고수해 조각 기술과 기법이 뛰어나고 조각상도 인간미가 넘쳐난다”고 밝혔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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