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 정전사고 萬여명 '공포의 20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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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내최고층 건물인 대한생명 63빌딩에서 정전사고가 나 고속승강기 운행이 정지되고 빌딩기능이 마비돼 입주업체 직원과 업소를찾은 손님등 1만여명이 20여분동안 암흑의 공포에 떨었다.특히59층 양식당 스카이뷰의 30여명,58층 르네 상스 연회홀의 50여명,57층 중국음식점 백리향의 20여명,56층 일식집 와코의 30여명등 고층에 있던 2백여명의 손님들은 복구될 때까지영문을 모른채 우왕좌왕하는등 극도로 불안한 시간을 보냈다.
25일 오후6시15분쯤 서울영등포구여의도동60 대한생명 63빌딩 지하3층에서 한국전력공사 직원들이 여의도변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주선로 교체작업을 벌이던중 실수로 20여분동안 건물 전체의 전력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지하철5호선 공사장 전선 매립공사로 인해 변전소로부터 빌딩으로 이어지는 배선을 교체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한국전력측이 직원 2명을 빌딩에 상주시켜 공사를 벌이던중 한국전력직원이 주선로와 예비선로를 연결하는 자동부하 전환기(ALTS)조작을 잘못해 발생했다.
사고가 나자 지상60층 지하3층 본관과 지상4층 지하3층 별관 전체에 입주한 35개 회사 1백50여개 사무실을 밝히는 전등이 일시에 꺼졌으며 전망대 엘리베이터 2대를 포함,17~24인승 고속승강기 33대가 정지해 승객 1백여명이 안에 갇히는 소동이 빚어졌다.
지상4층 로비에 있었던 양현귀(23.군인)씨는 『10여분 가까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또 영화 『시 온 캐년』을 상영중이던 본관 지하1층 아이맥스 영화관의 관람객 50여명과 별관 3층 연회장에 있던 90여명,본관지하1층 쇼핑홀에 있던 손님 2백여명이 놀라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사고가 나자 빌딩 관리를 맡은 대생개발및 한전측은 직원들을 동원,주선로 복구작업을 벌여 이날 오후6시35분쯤 복구시켰다.
대생개발측은 『정전사고는 처음이며 사고시간이 대부분 입주업체의 퇴근 시간이어서 특별한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강홍준.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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